히포크라테스 선서 언급한 文 "지금처럼 국민에 의사 필요한 때 없다"
2020.08.31 17:49
수정 : 2020.08.31 19:26기사원문
문재인 대통령은 8월 31일 열흘째 이어지고 있는 의료계의 집단 파업에 대해 "이 엄중한 국면에 의료계가 집단적인 진료 거부를 중단하지 않아 대단히 유감"이라며 조속한 업무 복귀를 촉구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지금처럼 국민에게 의사가 필요한 때가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해 의료진의 역할이 어느때보다 중요한 상황이란 점을 상기시키고 하루속히 진료 현장으로 복귀할 것을 당부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특히 "의사가 있어야 할 곳은 환자 곁"이라며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첫 번째로 생각하겠노라는 히포크라테스의 선서를 잊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히포크라테스 선서는 '의학의 아버지' 또는 '의성(醫聖)'이라고 불리는 고대 그리스의 의사인 히포크라테스가 말한 의료의 윤리적 지침으로, 현대 의사들이 의사가 될 때 하는 선서다.
문 대통령은 아울러 "코로나 상황이 급박하기 때문에 우리에게 시간이 많지 않고,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해 법을 집행하여야 하는 정부의 입장에서 선택지가 많지도 않다"며 "하루속히 업무에 복귀해 환자들을 돌보고, 국민의 불안을 종식시키는 의료계의 대승적 결단을 촉구하고 기대한다"고 했다. 국민의 생명권 보호를 위해 휴진, 휴업 등의 위법한 집단적 실력 행사에 대해서는 '단호한 대응'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거듭 확인한 셈이다.
다만, 대화의 문을 완전히 닫지는 않았다.
문 대통령은 "앞으로 코로나19 상황이 안정된 후 정부가 약속한 협의체와 국회가 제안한 국회 내의 협의기구 등을 통해 모두가 공감대를 표명한 의료 서비스의 지역 불균형 해소와 필수 의료 강화, 공공의료 확충뿐 아니라 의료계가 제기하는 문제들까지 의료계와 함께 협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4일 수보회의에서도 의료계를 향해 "코로나 위기 극복에 우선 합심하고, 상황이 안정된 후 대화로 해법을 찾자고 내민 정부의 손을 잡아 주기 바란다"고 희망한 바 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최근 신규 확진자의 감소세에 대해 "대다수 국민들께서 사회적 거리두기의 강화에 협조해 외출 등 일상 활동을 자제해 주신 덕분"이라며 감사를 표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그 이면에는 식당과 카페, 학원과 독서실, 체육시설을 운영하시는 분들 등 많은 국민들의 어려움이 더 가중되어 매우 송구스러운 마음"이라며 "정부는 조기에 정상적인 일상과 경제활동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fnkhy@fnnews.com 김호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