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 뒤 20발" LA서 또 흑인 남성 사살…항의 시위
2020.09.02 14:01
수정 : 2020.09.02 14:0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인근에서 흑인 남성이 경찰의 총격을 받고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해 또다시 항의 시위가 벌어졌다.
1일(현지시간) ABC 등 미 언론들에 따르면 전날인 8월 31일 오후 3시께 흑인 남성 디잔 키지(29)가 LA 인근 웨스트몬트에서 LA 카운티 보안관실 소속 경찰관 2명의 총격을 받고 그 자리에서 숨졌다.
보안관실이 밝힌 바에 의하면 경관 2명은 사건 당시 자전거를 타고 거리를 지나던 키지가 교통 법규를 위반했다며 붙잡아 세웠고, 이 과정에서 키지와 경관들이 충돌했다.
키지는 경관 1명의 얼굴을 때린 것으로 알려졌다.
LA 보안관실 브랜던 딘 대변인은 "(당시) 용의자는 손에서 물건들을 떨어뜨렸다"며 "보안관들은 그가 떨어뜨린 물건이 검은색 반자동 권총이라는 사실을 알아차렸고 총격을 가했다"고 밝혔다.
다만 보안관실은 경관들이 키지를 향해 총을 몇발 쏘았는지, 키지가 어떤 교통 법규를 위반했는지는 확인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키지 가족의 변호인은 트위터를 통해 "경관들이 (달아나는) 키지의 등 뒤에서 20발 이상 총을 난사했다"고 밝혔다.
현장을 목격한 알랜더 기븐스는 LA타임스에 "키지가 총을 들고 있지 않은 비무장 상태에서 경관들이 왜 총을 쏘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사건 발생 후 수시간 동안 현장에는 최대 100명이 모여 정의를 요구했다.
한 시위자는 CBS에 "경찰이 또 다른 흑인 남성, 또 다른 흑인을 죽였다"며 "우리는 부조리에 지쳤다. 우리는 경찰의 가혹 행위에 지쳤고, 동등하게 대접받지 못하는 데 지쳤다"고 토로했다.
미국 사회는 연이어 인종차별 연관 사건에 휘말리고 있다. 앞서 지난달 23일에는 위스콘신주 커노샤에서 흑인 남성 제이컵 블레이크가 백인 경찰이 7차례 쏜 총에 4발을 맞아 하반신이 마비됐다.
또 지난 5월에는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백인 경찰관의 무릎에 눌려 조지 플로이드가 질식사한 사건도 있었다.
이들 두 사건은 미국 사회 내에서 격렬한 인종차별 반대 시위를 유발했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