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국가봉쇄” 기조에 수해 겹쳐 식량난 악화일로

      2020.09.08 09:28   수정 : 2020.09.08 09:28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대북제재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중호우와 태풍에 따른 수해라는 4중고에 처한 북한이 극심한 식량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코로나19로 국경이 봉쇄돼 중국으로의 유입이 끊겼고 장마당도 문을 닫아 식량사정은 점점 더 악화되고 있다. 8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국제 기독교선교단체인 ‘오픈도어스’ 미국지부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현재 북·중 국경이 폐쇄돼 북한 내부로 식량 공급이 단절된 것으로 나타났다.

공급 부족에 따라 북한 내 식량 가격 역시 큰 폭으로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그동안 북한 민생경제의 핵심 축이었던 장마당도 코로나19 확산 우려에 문을 닫으면서 식량을 구하기 어려워져 식량 가격이 4배 오르고 쌀 1kg을 사기 위해 몇 달 치 월급을 써야하며 심지어 옥수수 가격도 큰 폭으로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설상가상으로 올해 집중호우와 태풍으로 인한 수해는 북한의 농경지를 침수시켰고 이삭 형성에도 악영향을 미쳐 상당한 피해를 안길 것으로 보인다. 이번 큰 비와 태풍에 북한의 30만톤에 달하는 식량 생산 감소가 예상되고 있다. 여기에 만성적인 식량 부족 상황을 더하면 100만톤 이상 식량이 부족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또 대북제재와 코로나19에 따른 봉쇄로 농사에 필수적인 비료의 도입이 크게 줄어 전반적으로 수확량이 감소할 가능성도 큰 상황이다. 올해 상반기까지 북한이 수입한 비료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13% 수준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북한은 수해 복구에 국가적 힘을 총동원하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최근 잇따라 수해현장을 현지지도하며 조속한 시일 내에 피해 복구를 완료할 것을 지시했고 제9호 태풍 마이삭에 피해를 입은 함경남도를 찾아 현지에서 도당위원장을 해임하는 등 단호한 모습이다.

김 위원장은 수해를 복구하는 과정에서 코로나19가 유입될 수 있다는 것을 이유로 들어 어떠한 외부의 지원도 받지 않겠다는 의지를 지난달 13일 밝혔고, 북한 매체들은 연일 ‘내부 예비와 잠재력을 총동원해 생산 정상화의 불길을 지펴 올리자’고 강조하고 있다.


북한이 수해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도 외부의 도움, 즉 식량지원을 적극적으로 받기 어려운 현실 속에서 식량 부족을 최대한 방어해 민심을 달래고 통치 리스크를 축소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로 보인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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