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 경기종합체전 무산…국제대회로 치유
2020.09.10 14:30
수정 : 2020.09.10 14:3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고양=강근주 기자】 코로나19 사태 때문에 결국 2020 경기도종합체육대회는 역사상 존재하지 않게 됐다. 올해 개최지는 고양시다. 전국체전과 5개 도민체전은 순연이 결정됐다.
본래 올해 5월에는 제66회 경기도체육대회와 제10회 경기도장애인체육대회가, 9월에는 제31회 경기도생활체육대축전와 2020 경기도장애인생활체육대회가 고양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고양시는 유치가 결정된 2018년 12월부터 1년 8개월 동안 고양시 아이덴티티(identity)가 담긴 차별화된 체육대회를 만들기 위해 전력투구했다. 하지만 올해 1월 말부터 시작된 코로나19에 발목이 잡혔다.
경기도종합체육대회 취소가 고양시민에게 아쉬움을 남겼지만 고양시 스포츠 인프라는 한 단계 업그레이드했다. 이는 고스란히 고양생활체육을 활성화하는 밑거름으로 기능하게 마련이다. 특히 국제 경기와 대회가 내년, 내후년 잇따라 고양에서 열린다.
◇ 국제대회 유치 토대마련…남북스포츠교류 선봉
우선 언제라도 국제 스포츠 대회를 유치할 수 있을 정도로 고양시 스포츠 인프라 수준은 높아졌다. 육상트랙과 스타디움을 갖고 있는 고양종합운동장, 고양오리온스 프로농구팀 주경기장인 고양체육관, 수영장과 빙상장을 갖춘 고양어울림누리 등 지금도 수준 높은 경기운영이 가능한 시설이 전면 보수됐다.
고양종합운동장은 45억원을 들여 육상트랙과 천연잔디를 교체했고, 공인 육상용품도 다량 구입했다. 생생한 경기관람을 위해 대형 전광판도 바꿔 다양한 문화예술공연도 가능해졌다. 고양체육관은 수영장 전광판과 농구장 LED를 교체해 경기 몰입도를 높였고, 고양 어울림누리는 74억원을 투입해 육상 트랙 교체, 수영장과 빙상장 도장공사 등을 완료했다.
이외에도 대화-중산-충장-백석 축구장 인조잔디를 교체하고 덕양구 덕은동에 한강둔치축구장을 새로 조성했다. 성사-토당 시립테니스장도 보수해 안전한 경기 운영이 가능하고, 장미란체육관 역도훈련장도 리모델링을 끝마쳤다.
이런 인프라 조성은 국내대회뿐만 아니라 국제대회도 무리 없이 진행할 수 있는 초석이 됐다. 오는 10월 2022 카타르 월드컵 대표팀과 2021 도쿄 올림픽 대표팀 간 친선경기가 고양 종합운동장에서 열릴 예정이다. 내년에는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예선 2차전이 같은 곳에서 열리고 2022년에는 국제대회인 세계태권도품새선수권대회가 서울, 인천에 이어 고양시에서 3번째로 개최된다.
고양시가 경기도종합체육대회에 내건 테마는 ‘평화와 화합’인데, 기초지자체 최초 대북지원사업자인 고양시는 체육시설 인프라를 적극 활용해 남북 스포츠 교류를 선도하겠다는 포부도 갖고 있다.
◇ 경기도체육대회 취소…“괜찮다, 체육시설이 좋아졌잖니”
고양시는 이번 대회를 준비하면서 공공체육시설, 특히 생활체육시설을 강화했다. 고양시가 준비했던 경기도체육대회 종목은 총 25개다. 또한 9월에 열릴 예정이던 경기도생활체육대축전 종목은 24개다.
고양시는 140억원을 투입해 경기가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2년 가까이 철저히 준비했다. 이외에도 오는 2022년까지 3년간 총 463억원을 들여 백석국민체육센터, 원흥복합문화센터, 탄현체육센터 등 3개 종합생활체육시설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수영장, 배드민턴장, 헬스장 등 생활체육시설을 두루 갖춘 체육센터가 곳곳에 건립되면 시민이 가까운 곳에서 저렴한 비용으로 다양한 생활체육을 즐길 수 있다.
고양시 경기도종합체육대회 TF팀 관계자는 10일 “그동안 고양시만의 특화된 대회를 만들자는 목표 아래 열심히 준비했는데 대회가 무산돼 못내 아쉽다”며 “앞으로 2022년 우리 시에서 열릴 예정인 세계태권도품새선수권대회 같은 세계적인 대회를 유치해 스포츠산업도시로서 위상을 굳건히 다져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재준 고양시장은 “흩어진 마음을 모으는 것이 스포츠이고 스포츠가 품은 저력은 무한하다”며 “대회 취소라는 초유의 상황에도 고양시 스포츠 수준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고 경기도민 더 나아가 세계인과 스포츠 정신을 공유하기 위해 흔들리지 않고 한 걸음씩 내딛겠다”며 “앞으로 세계적 스포츠 도시로 거듭날 고양시를 주목해 달라”고 강조했다.
고양시가 만든 경기도체육대회 캐릭터는 건이와 강이다. ‘건강’에서 앞 글자를 따왔다. 하이파이브를 건네려 번쩍 손을 든 건이와 강이는 결국 뛰지 못했다. 하지만 대다수 고양시민은 “괜찮다. 우리가 이용할 체육시설이 국제 수준으로 올라가지 않았느냐”고 건이와 강이를 다독인다. 108만 도시답게 시민 성숙도가 참 웅숭하다.
kkjoo0912@fnnews.com 강근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