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매각 등 기업 구조조정·20조 뉴딜펀드 계속 맡는다
2020.09.10 17:48
수정 : 2020.09.10 18:40기사원문
'기업구조조정 해결사' 재신임
산업은행은 10일 청와대가 금융위의 제청을 받아 이 회장의 연임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산업은행이 지난 1954년 설립된 후 연임한 최고경영자는 1954~1958년 구용서 전 총재(초대~2대), 1972~1978년 김원기 전 총재(15~17대), 1990~1994년 이형구 전 총재(25~26대) 3명뿐이어서 이번 연임은 이례적이란 평가다.
이 회장은 그동안 산업은행이 보유한 주요 기업들을 매각하며 해결사로 입지를 다져왔다.
산업은행이 20년간 자회사로 거느렸던 대우조선해양을 지난해 매각하는 등 전임 회장들이 풀지 못한 현안을 해결했다. 또 한국GM·STX조선해양·동부제철·금호타이어 등 골치 아픈 매물을 매각시키며 추진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특히 문 대통령과 인연도 깊다. 지난 2003년 1월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 당선 후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금융정책 업무를 맡았다. 2016년에는 문 대통령 대선캠프 비상경제대책단에 참여했고,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과 친분도 있다는 전언이다.
구조조정·뉴딜펀드…남은 과제 산적
이 회장 연임에는 산업은행의 산적한 과제들도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는 후문이다. 실제 이 회장은 연임 후 코로나19 사태로 악화된 기업 지원과 인수합병(M&A)·기업 구조조정 마무리, 정부 정책인 '정책형 뉴딜펀드' 안착 등 주요 업무를 소화해야 한다.
이 회장의 연임 첫 대외 행보는 11일 개최되는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산경장) 회의가 될 전망이다. 산경장 회의에서 아시아나항공 매각 불발 사항을 논의하고, 기간산업안정기금 2조원 안팎의 지원이 협의될 것으로 보인다. 이후 아시아나항공은 앞으로 경영정상화를 거쳐 재매각에 이르는 장기레이스가 펼쳐질 전망이다.
코로나19 항공산업 직격탄으로 대한항공이 추가지원 요청 시 기안기금을 통해 1조원가량 지원을 준비해야 한다. 대한항공은 1조원 규모 유상증자와 기내식 사업 매각으로 한숨 돌렸지만 코로나19 장기화 시 추가지원이 불가피하다.
올해 연말 매각완료가 목표인 대우조선해양의 남은 절차도 마무리해야 하는 상황이다. 한진중공업, KDB생명을 비롯해 구조조정 전문 자회사 KDB인베스트먼트로 이관한 대우건설도 매각시켜야 한다. 한진중공업은 9월 중 매각공고를 낼 것으로 보인다. 정책금융이 투입된 두산중공업·쌍용차 등 위기 기업도 기업재편을 거쳐 독자생존 방안을 찾아야 한다.
최근 정부가 추진하는 20조원 규모 '정책형 뉴딜펀드' 추진도 새로운 역할이다. 뉴딜펀드 관련 과도한 지원 아니냐는 우려도 나와 성공적으로 뉴딜사업을 지원할 수 있도록 산업은행이 펀드 설계·자금공급 역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lkbms@fnnews.com 임광복 연지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