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란주점은 되고 콜라텍은 안되고… 폐업 기준일에 따라서도 희비

정부가 지난 10일 발표한 4차 추가경정예산 사업 내용과 지원 시기를 두고 우려감이 높아지고 있다. 코로나19 피해가 크더라도 정부가 정한 지원금 대상에 속하지 않는 경우 보상책이 없다. 더구나 정부에서 빠른 지원금 지급을 위해 '선(先)지급·후(後)확인' 절차를 도입하겠다고 밝혀 향후 확인 과정에서 혼선이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새희망자금 지급기준 논란

13일 정부가 발표한 2020년도 제4회 추가경정예산안 가운데 가장 논란이 된 것은 한시적으로 신설한 '소상공인 새희망자금' 지급기준이다.

대표적 사례가 집합금지업종에 속하면서 지원 대상으로 속하지 않은 유흥주점과 콜라텍만 제외된 점이다.

정부는 사회 통념상을 이유로 들었지만 유흥업 가운데 단란주점만 200만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정부는 사회 통념상 지원이 곤란하다는 이유 등을 들고 있지만 정부의 영업제한 조치로 고위험시설 12개 업종 전체가 똑같이 피해를 봤는데 200만원 지급대상에서 배제하는 것이 옳으냐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유흥업 가운데 단란주점만 200만원을 주기로 했다. 소상공인 정책자금 운용지침에 따르면 단란주점은 지원대상이기 때문이다. 접객원이 있는 경우 유흥주점, 없는 경우 단란주점으로 분류된다.

이 밖에 같은 직종에서 동일 피해를 겪어도 '소상공인, 영세 자영업자'가 아닌 경우 지원금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대표적으로 개인사업자 등록을 한 소상공인 신분인 개인택시 기사는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매출이 감소한 사실이 확인되면 100만원의 새희망자금을 받게 되지만 근로자 신분인 법인택시 기사들은 지원대상에서 빠질 수밖에 없다. '폐업 소상공인 50만원 지원금'도 폐업기준일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코로나19 재확산으로 폐업한 소상공인 20만명을 대상으로 1인당 50만원씩 '폐업점포 재도전 장려금'을 지급하기로 하고 예산 1000억원을 배정했다. 해당 금액의 지급대상은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2단계로 격상된 '8월 16일' 이후 폐업을 신고한 소상공인이다. 따라서 기준일 전에 폐업한 소상공인은 해당 지원금을 받을 수 없다.

추석 전 지급도 미지수

일각에서는 소상공인 새희망자금이 추석 전에 지급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매출이 급감한 소상공인이 234만명에 달하는데 한 달도 남지 않은 추석(10월 1일)에 맞춰 일정을 지킬 수 없다는 취지에서다.

이 때문에 정부는 '선지급·후확인' 카드를 꺼내 들기도 했다. 지난 11일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지원금을) 신속하게 지급받을 수 있도록 심사기준은 단순화하고, 선지급·후확인 절차를 도입하겠다"고 말했다.

김 차관은 "가령 소상공인 새희망자금은 행정정보를 활용해 대상자를 사전에 선별하고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안내할 예정"이라며 "사전 선별된 신속지급 대상자는 별도 서류 없이 온라인 사이트에서 신청이 가능하다. 이후 은행·카드사 등 금융기관을 통해 지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또한 일부에 지나지 않아 효과적이지 않을 것이란 평이 지배적이다. 정부의 사전 선별에 벗어난 소상공인은 기존 방식대로 지원금 지원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사전 선별 규모도 정해진 것이 없어 혼란은 가중될 전망이다.

[e-mail] 이진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