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스가 시대' 오늘 사실상 개막

      2020.09.14 09:58   수정 : 2020.09.14 10:20기사원문

【도쿄=조은효 특파원】 스가 시대가 14일 오후 사실상 개막한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이날 오후 도쿄의 한 호텔에서 열리는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압도적 지지율로 당선이 확실시 된다.

의원내각제인 일본에서는 다수당 당수가 총리가 된다.

이번 총재 선거가 곧 일본 총리 선거나 다름없는 것이다.

자민당 국회의원(394명), 지역의 자민당 지부연합회 대표 당원(141명)이 참가하는 이번 선거에서 스가 장관은 국회의원 표 70%를 확보하며 승기를 잡았다. 이날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스가 장관은 지역표도 50표 이상 가져갈 것으로 보인다. 과거 두 차례 당 총재 선거에서 지역에서 높은 지지율을 얻었던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은 이번에는 25표 정도만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민당 주요 파벌, 즉 핵심 지도부는 스가 장관에게 유리한 '약식 투표' 방식으로 정하며, 노골적으로 스가 밀어주기를 했다.
약식 투표는 지역 당원 비율을 대폭 줄인 것으로 지역에서 지지세가 강한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을 견제하기 하기 위한 장치였다. 이로 인해 '밀실 정치'니, '파벌간 담합'이라는 논란도 일었으나, 대세를 거스르지는 못했다. 스가 장관의 당선이 기정사실화되자 일본의 일반 여론도 스가 지지세에 편승했다.


스가 장관이 아베 노선 계승주의를 전면에 내세운 것도 민심을 움직인 요인으로 꼽힌다. 아베 총리 장기 집권에 따른 피로감, 부정적 여론이 상당하나, 간판 경제정책인 아베노믹스에 대한 신뢰는 예상 외로 크다. 스가 시대가 열린다해도, 아베노믹스의 골조나 외교정책의 근간은 그대로 이어질 전망이다. 스가 장관은 이미 "외교는 아베 총리와 상담하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요미우리신문은 이를 두고 '안전 운전' 지향이라고 표현했다.

스가 장관은 이날 총재 당선에 이어 오는 16일 국회 지명 절차를 거쳐 새 일본 총리로 취임하게 된다. 이 때 조각도 이뤄지게 된다. 무파벌인 '스가 총리'가 자신의 입맛대로 인재를 기용할 수 있을지, 자신을 추대해 준 파벌들에게 전리품을 얼마나 나눠줄 지가 관전 포인트다.

역대 최장수 정권인 아베 정권 계승을 내세우고 있어 신선한 느낌은 다소 상쇄됐으나, 새 정권 탄생에 대한 기대감은 엿보인다. 최근 스가 장관에 대한 지지율도, 건강상의 문제로 사임하는 아베 총리에 대한 동정 여론도 커지고 있다.
정권의 구심점 강화하기 위해서라도 중의원 조기 해산, 총선거에 돌입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제기되는 이유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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