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스가 총리 등장 전문가 전망은..한일관계 개선되나

      2020.09.14 17:54   수정 : 2020.09.14 17:5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일본의 차기 총리로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이 14일 사실상 확정되면서 향후 한일간 외교 지형도에도 크고 작은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스가 장관은 이날 중·참의원 양원 총회에서 자민당 총재로 선출되면서 오는 16일 새 총리로 선출 절차만 남겨 놓게 됐다. 스가는 아베 총리 시절 7년 8개월 동안 주요 정책에 관여한 점에서 대체로 한일 관계는 당분간 답보상태가 이어질 가능성에 우선 무게가 실린다.

강제징용 배상 판결을 둘러싼 시각차가 아직 여전한 점도 걸림돌로 지적된다. 그러나 아베 총리 시절은 양국 국교 이래 최악의 국면으로 불렸고 일본 경제에도 적지 않은 부담이 된 만큼 결국은 양쪽 모두 출구 전략을 모색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스가, ‘최악의 한일관계’ 일단은 현상유지 가능성
아베 총리 재임시절 스가 관방장관은 정책의 최선봉에 섰던 인물로 평가 받는다. 관방장관은 우리 정부에는 없는 장관직제로 총리 비서실장이나 대변인 급으로도 불린다. 따라서 스가 정부가 출범할 경우에도 당장은 악화된 한·일 관계에 긍정적 변화를 가져올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래서 정권이 안정을 찾을때까지는 현 상태를 유지하는 전략을 펼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이원덕 국민대 일본학과 교수는 “스가는 아베 정권의 2인자로 있었고, 그가 아베 정권의 노선과 정책을 계승하겠다고 밝힌 만큼 스가 신임 총리가 탄생한다고 해도 양국 관계에 근본적 변화가 올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하종문 한신대 일본학과 교수도 “스가가 아베의 남은 임기를 채우는 정도로 총리를 하고 말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면서도 “현재 국내 정치적 기반이 약한 스가가 한·일 관계는 푸는 쪽으로 가기는 어려울 것이고 결국 관계를 관리하고 현상을 유지하는데 신경을 쓸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실론자 스가, 관계 개선 시도 가능성 열려 있어
이념적으로 극우 성향이 강한 아베 전 총리에 비해 스가 장관이 유연하고 실용주의적 성향이 강한 점은 긍정적 요인이라는 평가도 있다. 그의 이같은 실용주의가 한일 간에는 관계 개선에 긍정적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또 한국 내에서 부정적 이미지가 컸던 아베 총리의 퇴진 자체도 한·일 관계에 나쁠게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양기호 성공회대 일본학과 교수도 “아베 총리는 문재인 정부와는 과거사 문제뿐만 아니라 대북문제 등에서도 공통점이 없었기 때문에 일본 총리에서 아베가 떠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양국 관계에 긍정적 신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 교수는 “스가는 현실주의 성향이 강하고 따라서 섣불리 한국을 때리는 정책을 쓰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일본도 코로나19 감염증 극복, 도쿄올림픽 관련 한일간에 협조할 게 매우 많은 상황이라 관계 개선에 호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제징용 문제, 韓 선제적 대응으로 갈등 풀어야
양국의 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고개를 드는 가운데 강제징용 재판에서 한국 법원의 일본 기업 자산 현금화 시기가 언제로 도래할 지도 중요한 포인트로 지적된다. 전문가들은 실제 매각이 진행되기 전에 양국이 가능한 갈등 해결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관계 개선도 전에 이같은 갈등이 먼저 불거질 수 있어서다.
이원덕 교수는 "정권 출범에 맞춰 유연한 대일외교를 펴면 양국 간에 바꿀 수 있는 것이 많을 것"이라면서 "특히 최대 쟁점인 강제징용 재판 문제도 '대의변제'와 구상권 청구 등 다양한 해법을 모색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중·일 정상이 서울에서 만나는 11월 3국 정상회의도 한·일 갈등 해결의 분기점이 될 수 있는 만큼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이 교수는 "스가 총리 취임 이후 정부는 물밑에서 대화와 조율에 착수, 11월 3국 정상회의 계기 문재인 대통령과 스가 총리가 만나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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