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비 논란에다 준비도 반쪽… 2차 지원금 추석전 지급 난항
2020.09.14 17:59
수정 : 2020.09.14 17:59기사원문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확대간부회의를 열고 2차 재난지원금과 관련해 "이번 주말까지 전달체계를 구축하는 등 지급준비를 완료할 것"을 지시했다.
홍 부총리는 "금주 중 추경안 국회 통과를 목표로 국회 심의 준비를 철저히 할 것"이라며 "추경안 국회 통과 즉시 추경 사업들이 국민들에게 '신속하고 편리하게' 집행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당초 '선지급 후확인' 절차를 도입해 집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심사기준을 최대한 단순화하겠다는 의미다. 특히 피해가 집중된 고용취약계층, 소상공인, 육아부담가구를 대상으로 한 긴급고용안정지원금, 소상공인 새희망자금, 아동 특별돌봄 지원 등 주요 사업은 추석 전 지급 개시를 목표로 했다.
그러나 일부 업종 및 대상자는 피해를 확인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특수고용직 종사자가 받을 수 있는 긴급고용안정지원금의 경우 상반기에 1차로 받은 50만명은 수급 데이터가 있기 때문에 취업여부를 알아보고 안내문을 보내는 등 절차를 간소화시킬 수 있다. 반면 신규발급 20만명은 요청하면 소득이 감소했다는 것을 증명해야 하기 때문에 절차를 거쳐야 한다. 미취업 청년 20만명을 대상으로 하는 청년특별취업지원 취업지원금도 10월 중순부터 안내를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기존에 데이터가 있는 정부 취업지원금을 받았던 청년들도 10월에야 안내문을 받고, 신규로 들어오는 청년들은 이후부터 신청을 받은 뒤 심사를 시작할 예정이다.
아동 특별돌봄지원금도 7세 미만은 아동수당 계좌가, 초등학생은 스쿨뱅킹 등을 통해 지급하면 되지만 학교 울타리 밖의 아이들 같은 경우는 신청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이번주까지 지급준비를 완료하겠다는 계획은 사실상 반쪽짜리 계획이 될 가능성이 크다. 기재부는 현재 집행체계를 뜯어보고 있는 단계다.
기재부 관계자는 "지급준비를 완료하겠다는 것은 사업 집행을 시작하면 즉시 지원금을 주기 위한 사전 행정적인 준비"라고 설명했다. 이어 "가능한 부분 내에서 조기에 하겠다는 의미"라며 "현재 어떤 사업도 딱 잘라서 이것은 (추석 전에)된다, 안 된다를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4차 추경을 심사하는 국회의 내홍도 긴급재난지원금 확정에 변수로 등장했다. 정부·여당이 '만 13세 이상 국민 통신비 2만원 지원안'을 밀어붙이고 있는 가운데 야권은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통신비 지급 논쟁이 4차추경 심사의 아킬레스건으로 떠오르면서 지원금 일부 세부사항이 바뀔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분초를 다투는 4차추경 집행 관련,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국회 본회의 추경에 대한 시정연설에서 "추경이 국회를 통과하는 즉시 집행되도록 정부는 범부처 협조체계 등 사전 준비에 만전을 기하겠다"며 "어려운 국민이 가급적 추석 이전에 지원받도록 국회는 추경을 조속히 심의·의결해 달라"고 촉구했다.
정 총리는 "올 한 해 네 차례 추경 편성과 관련해 재정건전성 우려 목소리가 있는 점을 잘 알지만 지금은 사상 초유의 위기다. 전례 없는 위기는 전례 없는 과감한 대응으로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홍 부총리는 한국판 뉴딜 펀드의 조속한 출시를 위해 이달 말까지 투자 가이드라인을 만들 것을 지시했다.
onsunn@fnnews.com 오은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