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일부 정치검찰, 사건 조작·은폐.. 부끄럽고 송구"
2020.10.01 10:05
수정 : 2020.10.01 10:05기사원문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상급자의 폭언, 폭행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한 고 김홍영 검사의 근무지였던 서울남부지검을 방문한 뒤 검찰 조직문화와 수사 방식 등을 비판하며 검찰개혁의 필요성을 다시금 강조했다.
추 장관은 1일 페이스북을 통해 “한가위 연휴 첫날 고 김홍영 검사가 마지막 근무했던 서울남부지검 검사실을 찾았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그는 “한적한 청사 안 초가을 한자락 볕을 타고 내려온 그의 숨결이 느껴진다”며 “노란 국화꽃 위로 잠시나마 머물며 작은 위안과 안식이나마 얻기를 두 손 모아 기원해본다”고 말했다.
이어 “영정 사진을 대신해 동고동락했던 동료 수사관들과 함께 찍은 사진이 눈에 띄었다”면서 “해맑게 웃으며 파이팅을 외치는 김 검사의 모습이 괜시리 안타까워 나도 모르게 한참을 보고 또 보다가 절로 눈시울이 붉어진다”고 했다.
아울러 “그대의 빈자리는 그저 다른 검사로 채운다고 채워지는 것이 아님을 잘 알고 있다”며 “검찰의 권력화가 빚은 비뚤어진 조직무화에 대한 구성원들의 대참회와 인식과 태도에 있어 대전환이 없다면 제2, 제3의 김홍영 비극은 계속 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추 장관은 “검찰총장을 정점으로 형성된 상명하복식 검사동일체 원칙은 지난 70여년간 검찰의 조직문화를 지배했지만 오히려 검찰 조직의 건강성을 해치고 국민의 신뢰만 상실했다”며 “정권은 검찰총장만 틀어쥐면 얼마든지 검찰을 통치 수단으로 악용할 수 있었고, 검찰은 그 댓가로 무소불위 권한을 누리며 이 정권에서 저 정권으로 갈아타기하며 비굴한 권세를 유지해 왔던 어두운 시절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또한 “심지어 일부 정치검찰은 정권 혹은 언론 권력과 결탁해 주요 사건을 조작, 은폐, 과장하며 혹세무민하기를 주저하지 않았다”면서 “참으로 국민께 부끄럽고 송구한 일”이라고 사과했다.
그는 “검사 개개인이 상관의 부당한 지시와 억압에서 벗어나 법률전문가로서 정의를 수호하고 국민의 인권을 옹호하는 사명을 다할 수 있도록 바꾸겠다”며 “검찰개혁은 법과 제도에 이어 문화와 사람의 개혁에 이르러야 완성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때까지 우리는 고 김홍영 검사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기억하겠다”며 “1년 전 조국 전 장관이 고 김홍영 검사의 아버님께 약속드렸던 작은 명패를 조만간 준비해 부산에 계신 아버님을 모시고 소박하게나마 그 약속을 지켜드리고자 한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추 장관은 “유족분들께 한가위 작은 위안이 되기를 바라며 거듭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면서 “그 어느 때보다 어렵고 힘든 시기에 맞는 한가위다. 모든 분들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