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내년 디지털화폐 실험유통
2020.10.07 17:57
수정 : 2020.10.07 18:32기사원문
실물유통에 직접 디지털화폐를 적용하는 것은 아니고, 클라우드 환경에서 내부 유통실험을 통해 디지털화폐 유통의 강점과 단점 등을 찾아내겠다는 것이다.
디지털화폐 실험유통 내년 시작
7일 한국은행은 "디지털화폐 실험유통 시스템 구축을 위한 외부사업자 선정 작업을 곧 시작할 계획"이라며 "올 연말까지 디지털화폐 도입에 대한 컨설팅을 마치고 내년부터 실험유통을 시작할 채비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한국은행은 디지털화폐 실험유통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 디지털화폐도 포함했다고 설명했다. 올 초 디지털화폐 도입 추진 과정에서는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화폐를 실험대상에 포함할지는 결정되지 않았으나, 최근 컨설팅사업자를 선정하면서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화폐도 테스트 범위에 포함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디지털화폐 실험유통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 디지털화폐를 발행할 계획이지만, 실제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화폐 발행 여부는 결정된 사항이 없다"고 설명했다.
한국은행의 디지털화폐 연구는 총 3단계에 걸쳐 진행되는데, 지난 3~7월 디지털화폐 설계 및 요건 정의와 구현기술 검토를 포함한 'CBDC 기반업무'를 완료했고, 이를 바탕으로 현재 2단계인 'CBDC 업무프로세스 분석 및 외부 컨설팅' 사업자를 선정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컨설팅 결과를 바탕으로 실험유통 시스템을 구축, 유통실험에 나설 계획이다.
중국선 이미 실험유통 성과
CBDC는 실물화폐를 대체하거나 보완하기 위해 중앙은행이 직접 발행하는 디지털화폐다. 디지털결제가 활성화되고 있는 시장 추세에 맞물려 세계적으로 도입 논의가 활발하다.
디지털화폐에 가장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는 중국에서는 인민은행이 지난 2014년부터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위안 발행 준비에 나서 올해는 4월부터 8월까지 선전, 쑤저우, 슝안 등 3개 도시에서 유통실험을 했다.
최근 인민은행 판이페이 부총재는 "지난 5개월간 진행한 디지털위안 유통실험에서 11억위안(약 1898억원)의 거래가 성공적으로 이뤄졌다"고 성과를 공개하기도 했다.
유럽중앙은행(ECB)도 디지털화폐 논의에 속도를 내고 있다. ECB는 지난 4일(현지시간) 디지털화폐 발행 정책과 기술에 관한 6개월간의 공개논의를 시작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ECB는 공개논의를 마친 뒤 디지털화폐 발행 여부에 대한 입장을 결정할 계획이다.
디지털화폐 공개논의를 시작하면서 ECB는 "디지털유로는 빠르게 변화하는 디지털 세계에서 시민들이 안전한 형태로 돈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유로시스템을 지원할 수 있다"며 "ECB는 디지털유로 발행 여부를 결정하지는 않았지만, 필요할 때 즉각 발행할 수 있는 준비를 갖추겠다"고 공개논의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