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중국 소용돌이 속 BTS 구원의 손길은 어디에?

      2020.10.13 13:42   수정 : 2020.10.13 14:22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우리 정부가 한류 문화의 상징인 방탄소년단을 더욱 적극적으로 보호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한류 그룹 ‘방탄소년단’(BTS)가 한국전쟁 관련 발언을 한 것을 두고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난처한 상황에 놓인 가운데서다. 일부에서는 정부의 냉정한 주문을 주문했다.



13일 중국 온라인 커뮤니티 웨이보 등에는 방탄소년단과 방탄소년단의 팬클럽 ‘아미’(ARMY)를 향한 조롱, 비난 등이 넘쳐났다.

앞서 방탄소년단이 지난 7일 코리아소사이어티의 ‘밴프리트상’ 수상 소감 중 한국전쟁과 관련해 “우리는 양국이 함께 겪은 고난의 역사와 수많은 희생을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고 말한 것에 대한 비난 여론이다.


중국 누리꾼들은 “BTS 좋아하면 매국노” “중국 국가 존엄을 무시했다” 등 자의적이고 무리한 해석을 이어갔다. 중국 내 방탄소년단 팬들에게도 “BTS 앨범 살 돈은 있으면서 국적 버릴 돈은 없냐”고 비아냥했다.

이와 반대로 외신들은 중국인들의 반응과 관련해 BTS를 옹호하고 나섰다.

뉴욕타임스(NYT)는 “BTS는 한국전쟁 희생자들을 기렸는데 일부 중국인들은 이것을 모욕으로 여겼다”며 “발언은 악의가 없는 것으로 보였다”고 전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에 진출한 외국 브랜드가 중국의 편협한 민족주의에 희생된 최신 사례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국내 누리꾼들은 ‘미·중 BTS 여론전’에 분개했다. 중국 누리꾼의 억지스러운 주장과 역사관을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우리는 지금 엄밀히 휴전 국가인데, 북한을 도운 중국에 왜 감사하나” “중국은 아직 우리를 속국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일본 역사왜곡에만 집착 말고 중국 교육도 파악해봐라” “중국이 또 중국했다” “난처해질 것 없다. 중국 버려라” 등 중국인에 대한 분노성 댓글이 주를 이뤘다.


일부 누리꾼들은 아무 조치가 없는 한국 정부의 태도에 대한 불편한 시각을 제기하기도 했다.

한 누리꾼은 “미국 언론이 아니라 한국 정부가 나서서 역사적 진실에 대한 확실한 입장을 표명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꼬집으면서 “정작 한국에서는 아무 입장이 없어 안타까울 뿐이다”라며 한탄했다.

다른 한 누리꾼도 “BTS에 숟가락 얹은 정부가 이럴 땐 조용하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차분한 대응을 주문했다.

이병민 건국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는 “문화와 정치는 별개의 것으로 바라보는 게 바람직하다”고 당부했다.
이 교수는 "정부도 이 문제가 제2의 사드 사태처럼 번질 가능성이 있어 굉장히 조심스러울 것이다"고 덧붙였다.

joonhykim@fnnews.com 김준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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