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훈 안보실장, '깜짝' 방미…韓美 갈등설 봉합

      2020.10.16 06:00   수정 : 2020.10.16 06: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서훈 국가안보실장이 극비리에 미국을 방문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15일로 미국 대선(11월 3일)이 불과 20여일 앞으로 다가왔고, 우리 정부가 '종전선언' 추진에 박차를 가하는 등 한반도 안보가 최대 분수령을 맞는 중요한 시점으로 어떤 메시지를 교환하는지가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양국이 최근 곳곳에서 갈등을 보이는 만큼 봉합에 나설지도 주목된다.



청와대는 15일 서 실장이 미국 정부의 초청으로 지난 13일 워싱턴을 방문했다고 밝혔다.

서 실장은 방미 기간 중 지난 14일(현지시간)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면담하고, 최근 한반도 정세 및 한미 양자 관계 현안 등 상호 관심사에 대해 협의했다. 한미 안보실장 간 대면 협의는 이번이 처음으로, 양측은 한미동맹이 굳건함을 재확인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오브라이언 안보보좌관도 미 국가안보회의(NSC) 트위터를 통해 서 실장과 백악관에서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린 후 "오늘 친구이자 동료인 서 실장을 만나 반가웠다"며 "우리의 철통같은 동맹은 어느 때보다 더 강력하고 모든 지역과 세계의 도전에 대처하기 위해 계속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양측의 구체적인 협의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교착상태인 북미대화 재개와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잇따라 강조한 종전선언에 대한 한미간 논의가 이뤄졌을 것으로 예상된다.
문 대통령은 앞서 지난달 23일 유엔(UN)기조연설와 지난 8일 한미 교류를 위한 비영리단체인 코리아소사이어티 기조연설에서 잇따라 종전선언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전시작전통제권 전환과 방위비 분담금 문제 등 한미간 주요 현안도 협의 테이블에 올랐을 것으로 관측된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안보실장 취임 후 처음으로 이루어진 이번 방미는, 비핵화를 비롯한 북한 관련 문제 협의 및 동맹 주요 현안 조율 등 양국 NSC 간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는 한편, 굳건한 한미동맹에 대한 미국 조야의 지지를 재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서 실장은 오는 16일까지 미국에 머물며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비롯해 미 정부 고위관계자 및 주요 싱크탱크 인사들도 접촉할 예정이다.

다만, 양국 안보·경제 관련 현안에 있어 갈등 양상도 곳곳에서 빚어지고 있다.

같은 날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제52차 한미안보협의회(SCM)에서 양측은 전작권 전환과 방위비 분담금 문제 등에 이견을 보였다.

서욱 국방부 장관과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은 워싱턴 펜타곤에서 52차 SCM을 열어 전작권 전환을 포함해 방위비 분담금, 북한 핵·미사일 문제 등을 논의했다. 공동성명이 도출되긴 했지만 지난해에 있었던 '주한미군 현 수준 유지' 문구가 빠졌고 예정됐던 양국 국방장관의 기자회견도 돌연 취소됐다.

특히, 방위비 분담금 문제에 대해선 미국 측의 압박이 높았다.

에스퍼 장관은 "방위비 부담이 미국 납세자에게 불공평하게 떨어져선 안 되고 한반도에 미군의 안정적 주둔을 보장하기 위해 가능한 한 빠른 합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국방부 관계자는 "실제 논의는 없었다는 것을 분명히 말한다"며 "다만 조속한 합의를 바란다는 측면에서 우려 표명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양국은 전날 화상회의로 진행한 제5차 한미 고위급 경제협의회에서도 중국의 정보기술(IT) 기업을 견제하는 미국의 '클린 네트워크' 구상에 대해 논의하면서 미묘한 입장 차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fnkhy@fnnews.com 김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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