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연안부두 물양장 매립 두고 어민과 갈등
2020.10.19 16:15
수정 : 2020.10.19 16:1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인천=한갑수 기자】 인천 연안부두에 소형선박이 접안하는 부두인 물양장 매립을 둘러싸고 인천항만공사와 어민이 갈등을 빚고 있다.
19일 인천항만공사에 따르면 중구 항동 연안항 물양장 일원 1만7000㎡를 매립해 노후 물양장 시설 정비 및 부지 조성을 추진한다. 2021년까지 기본 및 실시설계를 완료하고 공사를 착공해 2023년 완공할 계획이다.
인천항만공사는 지난 9월 2일 “물양장 부지에 대한 정밀 안전점검 결과 시설의 지속적 사용이 불가능해 사용을 제한하고 매립 및 부지 조성 공사를 실시할 예정으로 10월 중 계약을 해지하니 이전을 준비하라”며 연안항 북측부두 물양장 임차인들에게 계약해지 예고를 통보했다.
앞서 인천항만공사는 2017년 이후 '연안항 물양장 보수계획 설명자료'를 작성해 배포하는 등 매립을 위한 절차를 진행해 왔으나 어민들은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어민과 선박수리업 등 156명은 8월 6일 인천항만공사에 매립반대 의견 진정서를 제출했다. 이들은 항만을 통한 어업과 생업 유지를 주장하며 매립이 아닌 보수와 정비 사업으로 전환해줄 것을 호소했다.
그러나 인천항만공사는 민원답변에서 “물양장 항만시설이 노후화돼 운영효율 저하 및 붕괴 등 안전사고 발생이 우려됨에 따라 이를 개선해 부두 효율성 제고 및 해난사고 방지할 계획으로 연안항 물양장매립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매립사업 시행 시 신규 물양장 약 120m를 조성할 계획”이라며 추가 매립계획까지 언급했다.
매립계획 부지는 중형선박의 묘박지(배가 안전하게 머물 수 있는 해안 지역)로 태풍을 피하는 피항지이다. 또 어선 등이 고장이 났을 때 임시 조치를 위해 정박하는 곳이기도 하다.
인천 연안지역에 소래포구 등을 제외하면 어선들이 피항하거나 임시 정박할 수 있는 곳이 마땅치 않은 상태다.
인천녹색연합은 “기후위기시대에 빈번해지고 더 강력해지고 있는 태풍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바다매립이 아닌 어선들이 안전하게 피항할 수 있는 공간, 친환경적으로 점검과 수리할 수 있는 공간 마련에 힘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인천연안부두는 매우 협소해 역무선, 여객선, 어선 등 각종 선박들로 인해 혼잡이 극심한 곳으로 이곳을 매립하면 해난사고의 사전방지가 아닌 오히려 혼잡이 가중돼 사고 발생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매립이 아닌 어선 등 선박안전지대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천항만공사는 “이미 제3차전국항만기본계획에 반영된 사항으로 시설의 지속적 사용이 불가능해 매립 및 부지 조성 공사를 실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kapsoo@fnnews.com 한갑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