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수돗물 유충은 '깔따구류'…17개 정수장 전수조사

      2020.10.22 22:26   수정 : 2020.10.26 19:55기사원문

【제주=좌승훈 기자】 제주 서귀포시에서 수돗물 유충이 발견했다는 신고가 22일 오후 6시까지 총 29건이 접수된 가운데, 이 유충은 그동안 제주도가 아니라던 ‘깔따구류’인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유충이 취수원인 강정천에서도 확인되면서 환경부는 제주지역 정수장에 대한 전수조사에 나섰다.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은 서귀포시 일대 수돗물에서 발견된 유충을 현미경을 통해 1차 조사한 결과, 깔따구류 유충으로 확인됐다고 22일 밝혔다.



국립생물자원관은 330종에 이르는 깔따구류 유충 중 정확히 어떤 종류인지 밝히기 위해 현재 이 유충에 대한 유전자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최종 DNA 분석 결과는 다음 주 초 나올 예정이다.


이처럼 제주지역에서도 깔따구류 유충이 발견되면서, 상수도 행정에 대한 신뢰도 깨졌다. 불과 3개월 전 도내에는 깔따구류 유충이 없다고 자신만만했던 도정이다.

앞서 제주도는 지난 7월 인천시를 비롯해 수도권 수돗물에서 깔따구 유충이 발견되자, 도내 17개 정수장을 대상으로 3차례에 걸쳐 특별 점검에 나선 가운데, 제주에는 깔따구 유충이 전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강조했다.

당시 원희룡 지사는 “공기와 물은 가장 기본적인 생존의 조건”이라며 “제주지역 수돗물을 삼다수 수준으로 철저히 관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제주도는 지하수를 주된 원수로 사용하고, 어승생 정수장과 같이 모래와 자갈로 철저히 여과하고 있기 때문에 유충이 발생할 위험은 없다”고 말했다. 지난 19일 수돗물에서 유충이 처음 발견됐을 때도 제주도는 이 유충이 전국을 불안에 떨게 한 깔따구 유충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깔따구류 유충은 흔히 4급수에서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돗물의 수원(水源)이 되는 물에 대해서는 1∼4급수 등의 등급을 부여하지만, 정수 과정을 거친 수돗물은 식수의 기준을 통과했는지 여부만 있을 뿐 수질 급수는 없다.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붉은 깔따구류가 아닌 인천 수돗물에서 발견된 등깔따구를 비롯해 나머지 깔따구류는 수질의 성질과 상태에 관계없이 모든 수역에서 산다. 특히 안개무늬깔따구는 맑은 물에서 발견된다.

앞서 제주도 상하수도본부는 유충 발생 신고가 잇따르자 피해 지역을 중심으로 현장조사에 나서 강정천과 강정 정수장 여과시설에서 유충을 발견했다.

유충이 취수원인 강정천에서 확인되면서 환경부 소속 영산강유역환경청은 도내 17개 모든 정수장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강정정수장과 유사한 공정과 지표수를 활용해 유충 발견이 우려되는 정수장은 5곳(도련·별도봉·어승생·오라·월산)은 22일부터 정밀조사에 들어갔다.

지하수를 수원으로 사용하거나 다른 공법으로 운영 중인 나머지 정수장도 23일까지 점검을 완료하기로 했다.

한편 22일 오후 6시를 기준으로 제주도에 접수된 수돗물 유충 발견 신고는 총 29건이다.
전날 6건보다 하루 새 23건이나 늘었다. 유충 발견 신고는 모두 서귀포시 강정 정수장에서 수돗물을 공급받는 지역에서 나왔다.
강정 정수장은 하루 2만5000톤의 수돗물을 생산해 서귀포시 동(洞)지역 주민 3만1000여명에게 공급하고 있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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