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 위협하는 '고관절 골절', 예방 위한 전환점 마련할 때

      2020.11.06 06:00   수정 : 2020.11.06 06: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흔히 뼈에 구멍이 생기는 질환으로 알려진 '골다공증'은 침묵의 살인자라고도 불린다. 조용히 뼈를 약하게 만들어 골다공증성 골절을 유발할 뿐 아니라, 호흡곤란, 심부정맥혈전증, 폐색전증 같은 합병증을 일으켜 사망위험을 높이기 때문이다.

겨울에는 낙상위험과 함께 골다공증으로 인한 골절위험도 함께 커져 주의가 필요하다.



골다공증 환자에게는 치료방식에 따라 '골형성촉진제' 혹은 '골흡수억제제'가 사용된다. 최근 개정된 미국 임상내분비학회·내분학회(AACE·ACE) 가이드라인을 살펴보면, 골절고위험군에 해당하는 골다공증 환자에게는 골흡수억제제를, 과거에 골절을 경험한 골절초고위험군인 환자에게는 골형성촉진제와 일부 골흡수억제제를 각각 권고하고 있다.


문제는 국내에 상대적으로 여러 성분의 골흡수억제제가 출시된 반면, 골형성촉진제의 경우 건강보험급여가 적용되는 성분은 단 한가지라는 점에서 아쉬움이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기존 골형성촉진제는 고관절 부위 치료에 효과가 제한적이라 다른 부위에 비해 치료가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고관절이 골절될 경우 심각한 활동성 저하는 물론, 최악의 경우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고관절골절 환자의 1년 내 치명률이 15.6%라는 점에서 환자와 의료진은 고관절골절 예방에 효과적인 치료제의 급여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이 가운데 골형성과 동시에 골흡수를 억제하는 로모소주맙 성분의 골다공증 신약이 최근 건강보험급여 적정성을 인정받으며 급여권 진입을 앞두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해당 치료제는 임상연구에서 위약 및 골흡수억제제인 알렌드로네이트 대비 모든 주요 부위에 대해 우수한 골절위험 감소효과를 입증한 바 있으며, 기존 골형성촉진제와 비교 임상에서도 치료 12개월 시점에 기존 골형성촉진제 대비 전고관절(+3.4%), 대퇴경부(+3.4%), 요추(+4.4%)의 골밀도를 유의하게 증가시키는 효과가 확인됐다.

의료진의 입장에서 가장 주목한 부분은 해당 치료제가 기존 치료제의 한계로 꼽히는 고관절 골절 예방과 골밀도 향상에 유의미한 효과를 확인했다는 점이다. 고관절 골밀도의 개선이 비단 고관절 뿐만 아니라 척추 및 비척추 골절 위험까지 낮춰준다는 점을 고려하면 위 연구 결과는 매우 의미가 크다 할 수 있다. 또한 잦은 주사 횟수로 치료 지속에 어려움이 컸던 기존 골형성 촉진제 대비, 한달에 한 번으로 주사 횟수를 크게 줄였다는 점도 치료를 지속하는데 기여한다. 결과적으로 골절 예방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골다공증성 골절은 또다른 골절의 원인이 돼 연쇄적인 골절을 일으킨다. 때문에 한 번 겪은 골다공증성 골절로 치료비용은 물론 교통비, 간병비 같은 간접비용까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이른 바 '골다공증 도미노 현상'이 발생하는 안타까운 현실이 반복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등장한 혁신적인 골다공증 치료제는 마땅한 대안이 없던 고관절 골절환자와 잦은 주사 횟수로 부담을 느끼던 환자들을 치료하는데 특히 활발하게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골다공증성 골절 예방을 위한 장기적인 예방대책 수립이 절실한 현 시점에서 획기적인 치료제의 급여화는 이러한 대책의 출발점이 될 것이다.
마음 한 구석에 불안이 존재하던 골절초고위험군환자 치료에도 하루 빨리 급여가 돼 좋은 치료옵션이 자리잡길 바란다.

/최한석 동국대학교일산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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