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임원 120여명 줄이고 50대 전진 배치… 부사장 성과 좋으면 1년만에 사장 승진

      2020.11.26 18:09   수정 : 2020.11.26 18:27기사원문
롯데그룹이 50대 초반의 최고경영자(CEO)를 전면 배치하며 신성장동력 발굴에 주력한다. 철저한 성과주의에 입각, 임원 수를 120여명이나 줄였다.

롯데그룹은 26일 롯데지주를 비롯해 유통, 식품, 화학, 호텔 부문 35개 계열사의 2021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예년보다 한 달가량 빠르다. 코로나19 등으로 국내외적으로 매우 불확실해진 경영환경에 대비, 내년도 경영계획을 조기 확정하고 실천하기 위한 차원에서다.


■임원 직급단계 슬림화

신동빈 롯데 회장은 지난 8월 사상 처음 비정기 인사를 단행하며 변화를 향한 의지를 내비친 바 있다. 당시 황각규 부회장이 용퇴하고 롯데지주 경영혁신실 임원이 전체 교체되는 등 파격적인 내용을 담았다.

이번 임원인사는 철저한 성과주의에 입각한 인사로 승진 및 신임 임원 수를 지난해 대비 80% 수준으로 대폭 줄였다. 임원 직급단계도 기존 6단계에서 5단계로 축소하고, 직급별 승진 연한도 축소 또는 폐지했다. 젊고 우수한 인재들을 조기에 CEO로 적극 배치하기 위한 조치다.

부사장 직급의 승진 연한이 폐지됨으로써 1년 만에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할 수 있게 됐다. 기존 상무보A와 상무보B 2개 직급은 '상무보'로 통합했다. 신임 임원이 사장으로 승진하기까지는 종전에는 13년이 걸렸지만 직제 개편을 통해 대폭 앞당겨졌다.

■50대 초반 젊은 CEO 전면배치

그룹의 식품 분야를 이끌었던 식품BU장 이영호 사장이 후배들을 위해 일선에서 용퇴했다. 신임 식품BU장에는 이영구 롯데칠성음료 대표이사가 사장으로 승진, 보임했다. 신임 이 사장은 1987년 롯데칠성음료에 들어왔다. 롯데알미늄, 그룹 감사실 등을 거쳐 2009년부터 롯데칠성음료 전략부문장과 마케팅부문장을 역임했다. 2017년 롯데칠성음료 대표를, 올해는 음료와 주류 부문을 통합해 대표를 맡아왔다.

롯데그룹 혁신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는 롯데지주의 실장도 변화가 있었다. 오성엽 사장이 물러나고 커뮤니케이션실장으로 롯데건설의 고수찬 부사장이 승진 보임했다. 준법경영실장에는 검사 출신 박은재 변호사를 부사장급으로 영입했다. 롯데지주는 최근 2년 새 6개실의 수장을 모두 교체하며 위기 극복을 위한 변화에 나섰다.

이번 임원인사에서는 특히 50대 초반의 젊은 임원들을 대표이사로 대거 등용했다. 시장의 니즈를 빠르게 파악하고, 신성장동력을 적극적으로 발굴할 수 있는 젊은 경영자를 전진 배치해 위기를 타개하겠다는 신 회장의 의지다.

롯데칠성음료의 신임 대표이사에는 박윤기 경영전략부문장(50)이 전무로 승진, 내정됐다. 또 롯데마트 문영표 대표가 물러나고, 롯데네슬레 대표이사였던 강성현 전무(50)가 롯데마트 사업부장을 맡게 됐다. 롯데푸드 대표이사에는 롯데미래전략연구소장을 역임한 이진성 부사장(51)이, 롯데케미칼 기초소재 대표이사에는 LC USA 대표이사였던 황진구 부사장(52)이 승진 내정됐다.

신임 롯데지알에스 대표이사에 내정된 롯데지주 경영개선팀장 차우철 전무(52)와 롯데정보통신 대표이사로 보임하는 DT사업본부장 노준형 전무(52)도 50대 초반이다.

롯데미래전략연구소에는 롯데케미칼 기초소재 대표 임병연 부사장이, 부산롯데호텔 대표에는 호텔롯데 국내영업본부장 서정곤 전무가 내정됐다. LC USA 대표이사에는 손태운 전무가 내부 승진했고, LC Titan 대표이사에는 롯데케미칼 기초소재 생산본부장 박현철 전무, 롯데베르살리스 대표이사에는 롯데케미칼 기초소재 안전환경부문장 황대식 상무가 각각 내정됐다.
롯데네슬레 대표이사에는 롯데칠성음료 글로벌본부장 김태현 상무가 내정됐다.

롯데는 롯데제과 파키스탄 콜손 법인의 카얌 라즈풋 법인장을 신규 임원으로 선임하며, 글로벌 임원 확대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여성 신규 임원은 4명으로 롯데칠성음료 송효진 상무보, 롯데백화점 이주영 상무보, 롯데멤버스 정란숙 상무보, 롯데케미칼 기초소재사업 권기혜 상무보 등이다. padet80@fnnews.com 박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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