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건너 간 부산항 제2신항...항만 추진전략 '예타' 탈락
2020.12.01 16:29
수정 : 2020.12.01 16:4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경남 역사상 최대 규모로 추진하는 국책사업인 '부산항 제2신항(진해신항) 건설 사업'이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지 못했다.
해당 사업은 오는 2030년까지 선박 대형화·물동량 증가에 대비해 초대형 선박이 접안할 수 있는 스마트 항만을 건설, 물류 허브항만으로 육성하는 사업이다. 그러나 예비타당성 조사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해양수산부가 발표한 '2030 항만정책 방향과 추진전략'도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파이낸셜뉴스가 1일 단독 입수한 '2020년 11월 예비타당성조사 결과(안)'을 보면 기재부는 해수부의 부산항 제2신항(진해신항) 건설 사업 추진을 유보하기로 했다.
해당 사업은 10조2007억원(국비 5조1302억원, 민자 5조705억원)을 들여 경남 창원시 진해구 인근 해상 일원에 3만TEU(1TEU=20피트 컨테이너)급 초대형 선박이 접안할 수 있는 스마트 항만과 방파제 2.2㎞, 투기장 호안 12.9㎞, 배후단지 67만4000㎡, 접안시설 15신석 등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문성혁 해수부 장관은 지난 11월 17일 국무회의에 참석해 오는 2026년까지 광양항에 자동화 테스트베드 구축하고, 2030년까지 부산 제2신항을 완전 스마트 항만으로 만들겠다는 '2030 항만정책 방향 및 추진전략'을 문 대통령에 보고하기도 했다.
예타수행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는 지난해 9월부터 부산항 제2신항 예타를 진행해왔다. 부산·경남에선 지난 7월까지만 해도 부산항 제2신항이 예타 관문을 넘어설 경우 2030년 '부산항 제2신항 시대'와 함께 부산항 완전 자동화 항만 시대가 개막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았다.
그러나 정작 KDI의 예타 결과는 정반대로 도출됐다. 예타에서는 크게 경제성 분석(B/C)과 종합평가(AHP) 2가지를 살펴본다. B/C는 비용대비 수익효과로 1이상, AHP는 경제성·정책성·지역균형발전을 고려해 0.5점이 통과 조건이다. 이번 사업은 B/C 0.92, AHP 0.497로 매우 근소한 차이로 예타 통과에 실패했다.
이에 대해 KDI는 최초 요구 예산안(10조2007억원)보다 약 2조원 이상의 사업비가 더 추산될 것으로 추정되고, 환경성 평가와 주변 관광지 등에 미치는 영향이 고려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 중국 카보타지(외국적선의 연근해 수송금지) 변수에 의한 경제적 불확실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사업 단위가 큰 만큼 예타를 한 번에 받지 말고 세분화해서 여러차례 받으라고 제언했다.
이에 해수부 관계자는 "KDI 제안대로 내년 1월 중 약 2단계 중 첫번째 사업을 위한 예타를 다시 신청할 것"이라며 "국회 예산안에도 부대의견으로 '조속히 추진'을 명시해 지연없이 사업이 추진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이환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