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콘·깊카'로 10대 꼬드겨 성 착취한 배준환 무기징역 구형

      2020.12.04 00:54   수정 : 2020.12.04 01:26기사원문

【제주=좌승훈 기자】 10대를 상대로 성 착취물을 1300개 가까이 제작하고, 음란사이트에 유포한 혐의로 신상이 공개된 배준환(37·경남)에 대해 검찰이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3일 제주지법 형사2부(부장판사 장찬수) 심리로 열린 배씨에 대한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나이 어린 피해자들이 오랜 기간 피해에 시달렸다”며 “무기징역과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등에 10년 동안 취업 제한 명령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반면 배준환의 변호인은 “이 사건 범행 과정에서 강요나 물리적 협박이 없었으며, 영상 유포로 인한 피해도 극히 제한적”이라며 선처를 호소했다.



배씨도 최후변론에서 “피해자들의 고통을 생각하지 못하고 저지른 행동을 뼈저리게 후회한다”며 “흘린 물은 주워 담을 수 없지만 피해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배씨 측은 특히 이 사건이 최근 징역 40년형을 받은 조주빈의 '박사방 사건'과 비교되는 것에 강한 거부감을 드러냈다.


배씨는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29일까지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을 통해 청소년 43명을 유인하고, 사진·동영상 등 성 착취물 1293개를 제작한 뒤 88개를 음란사이트에 유포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2018년 2월부터 올해 2월까지 성인 여성 8명과의 성관계 장면을 촬영한 동영상을 유포한 혐의도 있다.

배씨는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을 통해 ‘수위 미션’으로 청소년들에게 노출 정도에 따라 1000원부터 2만원 상당의 기프티콘을 제공한 것으로 파악됐다. ‘n번방’과 박사방 사건이 논란이 된 이후에도 범행을 지속했다.

아울러 성 착취물에 자신의 닉네임인 ‘영강’(영어 강사의 줄임말)이 적힌 종이가 노출되도록 한 뒤, 피해자별 또는 날짜별로 정리한 성 착취물을 음란사이트에 연재하기도 했다.

제주지방경찰청 신상공개위원회는 이에 대해 지난 7월 피해 정도와 국민의 알 권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배씨의 신상을 공개했다.

배씨는 제주에서 얼굴과 이름이 공개된 세 번째 사례자가 됐다. n번방 사건 관련 피의자 가운데, 신상이 공개된 이들은 '박사' 조주빈, '이기야' 이원호, '부따' 강훈, '갓갓' 문형욱, 안승진, 남경읍 이후 배준환이 7번째다.


선고공판은 24일 오전 10시에 열릴 예정이다.

한편 이날 검찰은 배준환이 '사부'라고 부르면서 범행수법을 배웠던 또 다른 성착취 영상물 제작자인 배모(29)씨에 대해서도 무기징역과 전자발찌 30년,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10년 동안 취업 제한을 구형했다.
선고일은 10일로 결정됐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