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구 공정성 논란 속 尹-秋 법적공방 2라운드 돌입

      2020.12.06 11:57   수정 : 2020.12.06 13:0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윤석열 검찰총장의 징계위원회를 앞두고 심의위원인 이용구 신임 법무부 차관의 공정성 논란이 일고 있다. 이런 가운데 윤 총장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각각 헌법소원과 법원의 윤 총장 직무복귀 결정에 대한 항고를 하는 등 또 다시 법적공방에 돌입했다. 7일 열리는 전국법관회의에서 윤 총장의 핵심 징계 사유인 `판사 사찰' 의혹 문건이 안건으로 다뤄질지 여부도 윤 총장 징계 문제의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예단 말라 해놓고 尹징계 비밀대화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오는 10일 윤 총장 징계위원회에 참여하는 이 차관은 지난 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회의에 출석해 텔레그램 단체 대화방에서 '이종근2'라고 돼 있는 인물과 징계위 관련 상의를 하는 대화가 오간 것이 포착되며 공정성 시비가 일고 있다.

이 차관은 해당 인물이 이종근 대검찰청 형사부장이 아닌 이 부장의 배우자인 박은정 법무부 감찰담당관이었다고 해명했다.


법조계에선 징계 결과를 예단하지 말 것을 강조한 이 차관이 징계위가 열리기도 전에 징계를 밀어붙여 온 당사자들이 대화방을 만들어 문제를 논의한 것은 공정성 훼손으로 볼 여지가 있다는 지적이 많다.

이미 이 차관을 비롯해 심재철 법무부 검찰국장, 신성식 대검 반부패부장 등 추 장관과 가까운 인사들이 징계위원으로 참여하면 기피 신청을 할 전략을 세워놓은 윤 총장으로선 헌법소원과 행정소송 2라운드에서 유리한 요소 하나가 더 추가된 셈이다.

앞서 윤 총장은 지난 4일 징계를 청구한 추 장관이 징계위원까지 임명할 수 있도록 한 검사징계법 조항에 대해 헌법소원 및 효력중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바 있다. 헌재 판단 전까지 징계절차를 멈춰달라는 효력정지 가처분이 받아들여질 경우 징계위 개최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

■법관회의 ‘판사사찰 의혹‘ 안건 여부 관심
추 장관은 윤 총장의 헌법소원에 대한 맞불 성격으로 당초 “법원 결정을 존중한다“던 입장을 번복, 앞선 행정법원 결정에 불복하는 항고장을 제출한 상태다. 법조계는 추 장관이 절차적 하자를 의식해 윤 총장 측 징계위 기일 연기 요청을 수용했지만 이 차관의 비밀 대화방 논란이 또 다른 공정성 논란을 불러올 수 있어 가처분 항고 사건에서도 윤 총장에게 유리한 국면으로 작용할 것으로 봤다.

반대로 이른바 ‘판사 사찰 의혹 문건’은 윤 총장에게 불리한 요소다. 앞서 장창국 제주지법 부장판사는 지난달 25일과 이달 3일 2차례 법원 내부망에 글을 올려 법원행정처에 대응을 촉구하고 법관대표회의에서 이를 논의하자고 제안했고, 송경근 청주지법 부장판사와 이봉수 창원지법 부장판사가 의제로 논의하자고 공개적으로 제안했다.

법원 내부에선 일단 이 문건 자체가 부적절했다는 기류는 형성돼 있다. 다만 이를 불법으로 볼 수 있을지에 대해선 의견이 갈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전국법관회의가 7일 이 사안을 안건에 상정할지 결정하는 것이다.
회의 당일 10명 이상이 제안하면 안건으로 논의할 수 있다.

이 문제가 안건으로 올라와 해당 문건을 사찰로 규정하면 추 장관에게는 징계청구 명분에 힘이 실리게 된다.


하지만 판사들의 집단적 의견 표명이 정치적으로 이용되는 상황 등을 우려해 “시기가 지난 뒤 차분히 논의하자”는 신중론도 만만찮아 윤 총장 징계 문제에 변수로 작용하진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mountjo@fnnews.com 조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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