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제조용 EMC 국산화 성공해 일본 의존도 탈피

      2020.12.16 10:00   수정 : 2020.12.16 10: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은 섬유융합연구부문 전현애 박사팀이 대일 의존도가 87%에 달하는 반도체 제조용 '에폭시 밀봉재(EMC)' 국산화에 성공했다고 16일 밝혔다. 이 기술은 2018년 10월 삼화페인트공업㈜에 이전돼 현재 고순도·고수율의 신규 에폭시 수지 4종의 톤(ton)단위 생산시스템을 구축했다.

전현애 박사팀은 10년의 연구개발 기간을 거쳐 새로운 화학 구조의 에폭시 수지를 독자적으로 설계·합성해 세계 최고 수준의 저 열팽창특성을 갖는 에폭시 소재 기술을 구현해냈다.

현재 국내 특허 14건과 미국, 일본, 중국, 유럽 등 해외특허 28건이 등록된 상태다.

전현애 박사는 "이번 성과는 생기원 대표기술 '키-테크(Key-Tech)' 성과 중 하나로, 일본기업의 영향이 절대적인 반도체 소재 분야에서 기술 우위를 뒤바꿀 수 있는 독보적인 원천기술"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제조 마지막 단계인 패키징 공정에 사용하는 '에폭시 밀봉재(EMC)'는 반도체 칩을 밀봉해 열이나 습기, 충격 등 외부환경으로부터 보호해주는 역할을 하는 복합소재다. 반도체 제조 공정의 유기 소재중 세계시장 규모가 약 1.5조원 규모로 가장 크지만, 최고 등급의 에폭시 물성이 필요해 대부분 일본산 제품 수입에 의존해왔다.

일본산 상용 에폭시는 반도체 칩보다 훨씬 높은 열팽창계수를 지녀 패키징 과정에서 부품 전체가 휘는 불량 문제를 종종 일으켜왔다.

반면 연구진은 에폭시 수지 자체의 구조 변화만으로 소재 공정 용이성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열팽창계수를 반도체 칩과 거의 유사한 '3ppm/℃' 수준까지 조절했다.
이 기술은 반도체 패키징에 사용되는 모든 형태의 에폭시 소재 제조에 활용할 수 있으며, 대량 합성도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이를 활용한 에폭시 밀봉재의 경우, 일본산 제품의 한계였던 12인치(inch) 이상의 대면적 패키징이 가능해 향후 인공지능, 자율주행차 등에 필요한 고성능 반도체 제작에 폭넓게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현애 박사는 "앞으로 양산된 제품이 시장에 성공적으로 출시·정착될 수 있도록 밀착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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