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치에 이어 '정치금융' 논란까지...주름 깊어지는 금융권
2020.12.17 17:00
수정 : 2021.01.30 11:20기사원문
17일 국회와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코로나19 병상 확보 협력을 위한 금융업계 화상 간담회'에서 "금융 이자 부담을 완화해달라"고 밝혔다.
앞서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이후 시장 안정과 기업·소상공인들에 대한 지원 등을 명분으로 각종 관치성 금융 정책들이 쏟아졌다. 우선 증권·채권시장안정펀드와 뉴딜펀드 조성은 금융권이 대규모 재원을 부담하는 방식으로 틀이 짜여졌다. 이에 따라 은행의 자기자본비율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출만기연장과 이자상환유예도 6개월 연장까지 하면서 시행되고 있는데, 금융권에선 이에 따른 잠재리스크 우려가 상당하다. 현재 대출만기연장 규모는 약 110조원, 이자상환유예 규모는 약 970억원에 달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유예 기간 등이 연장될수록 불어난 이자 등으로 차주의 부담이 더욱 커질 수 있고, 차주에 대한 건전성 판단 어려움 및 은행의 건전성 지표 왜곡으로 투자자들에게 부적절한 정보를 제시할 수 있다"며 "이는 정부의 정책에 따라가는 것이지만, 내년 상반기에 뒷감당은 고스란히 금융권이 떠안을 수 있다"고 전했다.
최근엔 금융당국에서 금융지주사들에게 당분간 배당을 자제하라고 권고하기도 했다. 이 역시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에 대한 금융지원 등을 명분으로 한 것이지만, 민간회사를 지탱하는 주주가치가 하락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금융권에선 정책의 명분엔 일정부분 공감하지만, 지나친 경영간섭의 측면이 있어 부담이 점점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관치 등으로 여겨지는 각종 정부, 여당 정책들에 매번 '동원'되면서 금융권에 적지 않은 리스크가 전가되는 것도 사실"이라며 "그렇다고 정책을 거부할 수도 없고. 금융권 입장에선 진퇴양난의 상황이라 상당히 곤혹스럽다"고 말했다.
kschoi@fnnews.com 최경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