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 거리두기도 '풍선효과'.. 연말 교통편, 숙박 '올부킹'

      2020.12.22 15:09   수정 : 2020.12.22 15:1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중앙방역대책본부가 24일부터 5인 이상 모임 금지·숙박시설 50% 예매 제한 등을 포함한 ‘연말연시 특별방역대책’을 22일 내놨지만 지방으로 향하는 교통편과 관광지 숙박시설 등 예약이 거의 다 찬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여행객 등 인파가 거리두기 규제가 엄격한 수도권에서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비수도권으로 이동하는 이른바 ‘감염 풍선효과’ 우려가 나오고 있다.

22일 정부 등에 따르면 이날 중앙방역대책본부는 24일 0시부터 내년 1월 3일까지를 ‘연말연시 특별방역대책 기간’으로 정하고 각종 거리두기 강화 조치를 발표했다.



강화된 대책에는 ▲수도권에 적용된 ‘5인 이상 사모임 금지’ 조치를 전국에 ‘권고’ 수준으로 확대 ▲리조트·호텔·게스트하우스 등 숙박시설 예약 50% 이내로 제한 ▲스키장·눈썰매장 등 겨울 스포츠시설 및 파티룸 집합금지 ▲주요 관광명소·국공립 공원 폐쇄 등의 내용이 담겼다.

정부는 이번 조치로 연말연시 코로나19 확산세를 죄겠단 방침이다. 그러나 갑작스런 발표에 수도권보다 거리두기 및 밀집도가 상대적으로 덜한 비수도권 지역으로 사람이 몰리는 ‘풍선효과’는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실제로 코레일에 따르면 22일 기준으로 오는 31일 서울에서 강릉으로 가는 KTX 열차는 대부분 매진됐다. 자유석·입석 예매는 이미 마감됐고 일반실·특실도 31일 새벽 5시, 6시께 출발하는 열차 두 량을 제외하곤 ‘전부 매진’을 기록했다.


전국의 유명 관광지 숙박 예약도 마찬가지다. 숙박예약 플랫폼 부킹닷컴 등에선 31일부터 1일까지 강릉시 정동진, 동해시 묵호항 근처 숙박시설 대부분이 매진됐고 울산 신명해변 및 강동해변 인근에 위치한 숙박시설에는 전부 ‘잔여 객실 없음’ 메시지가 떴다.

비수도권 관광 명소에 사람이 몰리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엔 ‘타지역 이동 통제’를 요청하는 내용의 청원들이 올라오기도 했다.

지난 21일 ‘강원도 코로나19에 대해 몇 글자 적어봅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을 올린 한 강원도민은 “연말연시 동해안 펜션 및 리조트 시설들은 예약이 가득 찼다는데 정작 동해안 시민들은 생활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어쩔 수 없는 최소한의 외출을 제외하고는 집에만 있다”며 “3단계 격상이 안 되면 타지역 이동 자제가 아닌 타지역 이동제한 통제라도 해달라”고 호소했다.

방역본부의 강화 대책 발표 후 ‘성탄절(크리스마스) 및 새해에 사람들 모일만한 장소를 미리 막아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을 올린 한 시민은 “12월 31일부터 1월 1일까지 동해안으로 가는 고속도로 일부를 봉쇄하고 12월 24일, 31일엔 숙박업소 영업정지를 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풍선효과’ 공포가 커지자 손영래 중앙방역대책본부 전략기획반장은 22일 정례 브리핑에서 “정부가 강제적 조치를 발동하더라도 국민들이 동참해주지 않는다면 우려하는 것처럼 풍선효과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며 “예방을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지만 모쪼록 국민들께서도 현재의 엄중한 상황을 이해해 주시고 해돋이·해맞이와 같은 야외의 이동이나 밀집을 피해 집에 머물러 달라”고 당부했다.


jo@fnnews.com 조윤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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