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렌 스판賞 거머쥔 RYU, 왼손투수 왕좌 올랐다

      2020.12.22 17:22   수정 : 2020.12.22 20:18기사원문
류현진(33·토론토 블루제이스·사진)이 2020 메이저리그 최고 좌완투수로 선정됐다. 류현진은 22일(한국시간) 메이저리그 최고 좌완 투수에게 주는 '워렌 스판상' 수상자로 결정됐다. 프리미어리그 손흥민(토트넘)의 '푸스카스 상'에 이은 연말 한국 스포츠계의 겹경사다.



아시아계 투수가 이 상을 수상한 것은 처음이다. 워렌 스판 상은 최고의 왼손 투수에게 주어진다.
오른손 투수를 통틀어 모든 투수를 상대로 주어지는 상에는 사이영상이 있다. 류현진은 올해 사이영상 투표서는 3위를 차지했다.

아시아계 투수 가운데 역대 사이영상 수상자는 아무도 없다. 류현진과 다르빗슈 유(시카고 컵스), 왕젠민(전 뉴욕 양키스) 등이 2위를 차지한 적이 있었다. 사이영상은 메이저리그 역대 최다승(511승)을 기록한 사이 영을 기념하기 위해 1956년 제정됐다. 그의 사망 이듬해부터다. 워렌 스판 상은 1999년 제정.

워렌 스판은 1957년 제2회 사이영상 수상자이기도 하다. 스판은 그해 21승11패, 평균자책점 2.69를 기록했다. 사이영상이 보다 일찍 생겼더라면 그는 더 많은 상을 수상했을 게 틀림없다.

스판은 1947년 21승10패 2.36, 1953년 23승7패 2.10 등 12차례나 20승 이상을 기록했다. 그는 8차례 내셔널리그 최다승을 올렸고, 3차례 평균자책점 1위를 차지했다. 올스타에 뽑힌 것만 17번.

21년간 투수로 활약하면서 통산 363승245패 3.09를 남겼다. 세계2차대전 참전으로 1943년부터 3년간 경력이 중단된 점을 감안하면 대단한 승수가 아닐 수 없다. 1963년엔 42살의 나이로 23승(7패)을 올려 메이저리그 팬들을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스판은 보스턴 브레이브스(현 밀워키)에서 대부분의 선수 생활을 보냈다. 스판의 363승은 사이 영(511승), 월터 존슨(417승), 글러버 클리블랜드 알렉산더(373승), 크리스티 매튜슨(373승), 퍼드 갈빈(364승) 등에 이어 역대 6번째 최다승에 해당한다. 좌완 투수 가운데는 역대 1위다. 스판은 랜디 존슨(303승), 샌디 쿠팩스(165승)와 함께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좌완 투수 가운데 한 명이었다. 쿠펙스는 팔꿈치 부상으로 12년간만 현역으로 뛰었다. 당시 팔꿈치 재건 수술이 있었더라면 훨씬 많은 승수를 남겼을 것이다. 존슨은 5차례 사이영상과 4차례 워렌스판상을 수상했다. 제1회 이 상의 수상자이기도 하다. 쿠펙스는 세 차례 사이영상을 품에 안았다. 스판은 '훅스(HOOKS)'라는 별명으로 유명했다. 공에 얻어맞은 코가 갈고리 모양으로 변형돼 얻어진 별명이었다.

이 때문에 그는 못생긴 야구선수로도 몇 손가락 안에 꼽혔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는 명언으로 유명한 포수 요기 베라는 그의 공을 받은 후 "우리가 역대 가장 못생긴 배터리일 것이다"는 농담을 남기기도 했다.

류현진은 첫 '워렌 스판 상' 수상으로 ML 최고 좌완이라는 공인을 얻게 됐다.
역대 이 상의 수상자로는 랜디 존슨을 비롯해 클레이튼 커쇼(4회), CC 사바시아(3회) 등이 있다. 류현진은 토론토 이적 첫 해인 2020년 12경기에 등판 5승2패 평균자책점 2.69를 기록했다.
무엇보다 팀을 4년만에 가을야구로 이끌어 '에이스'라는 당당한 이름을 재확인했다.

texan509@fnnews.com 성일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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