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재판 '주권면제' 적용 여부, 한일관계 분수령될듯

[파이낸셜뉴스] 위안부 재판이 소강국면에 빠진 한일관계에 다시 한 번 먹구름을 몰고올 것으로 보인다. 특히 법원의 일본 정부 '주권면제' 적용 여부는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28일 정부소식통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은 내년 1월 8일과 13일 잇따라 위안부 피해자들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손배소 1심 판결을 내릴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예정된 재판에서 법원이 일본정부에 패소 판결이 내려진다면 한일관계에는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그동안 일본 정부는 국제법상 국가(정부)는 다른 나라의 재판에서 피고가 되지 않는다는 '주권면제'의 원칙을 주장하면서 소송 참여를 거부한 채 원고 측 주장을 각하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이에 대해 일본 매체들은 한국 법원이 위안부 소송에서 일본 정부가 강조하고 있는 주권면제 원칙을 인정하지 않을 겨우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배상판결' 문제로 악화된 한일관계가 또 한 번 악화일로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을 경고하고 있다.

반면 위안부 재판에서 원고 측은 일본 정부가 주장하고 있는 주권면제는 불멸의 법리가 아니거 위안부 문제와 같은 중대한 인권침해 사안에까지 적용할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정부는 아직까지 유보적 입장이다. 법무부와 외교부, 국가인권위원회 등 우리 정부의 각 부처들은 "이는 법원이 판단할 문제"라는 원론적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이번 재판에서 결국 우리 법원이 일본 정부의 주권면제 원칙을 배제하고 원고 승소 판결을 내릴 경우 일본 정부는 이를 강제징용 재판 문제와 결부시키며 국제사회에서 한국이 국제법을 위반하고 있다는 여론전을 펼칠 가능성도 제기되며, 이 같은 상황이 전개된다면 한일관계의 갈등 구조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e-mail] 강중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