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必환경·저탄소’ 신산업 집중 투자… 산업구조 대전환

      2021.01.04 16:59   수정 : 2021.01.04 16:59기사원문
지금까지 ESG(환경·사회·지배구조)는 선택의 영역이었다면 이제는 생존을 위한 필수적인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전 세계의 환경규제가 계속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주요국의 탄소중립 선언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기업들의 사회적 책임을 바라보는 눈높이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이런 기조에 발맞춰 우리 기업들도 친환경, 저탄소 기반으로 산업구조를 전환하고 미래 신산업 육성을 위해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친환경 산업구조 전환 속도

삼성물산은 지난해 10월, 이사회는 앞으로 석탄과 관련한 신규사업을 전면 중단하는 탈석탄 방침을 결정했다. 건설부문은 석탄화력발전 관련 사업에는 투자, 시공 등 어떠한 방식으로도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상사부문 역시 기존의 계약된 석탄 트레이딩은 유지하지만 기존 계약 종료에 따라 순차적으로 철수할 예정이다. 대신 액화천연가스(LNG) 복합화력 및 저장시설, 풍력 및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를 중심으로 친환경 사업군을 확대하기로 했다.


SK그룹은 국내 기업 최초로 'RE100'에 가입했다. RE100은 '재생에너지(Renewable Energy) 100%'의 약자로, 기업이 2050년까지 사용전력량의 100%를 풍력,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전력으로 조달하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최근에는 수소 생산 사업에도 뛰어들겠다는 비전을 내놨다. SK는 SK E&S를 중심으로 오는 2023년부터 연간 3만t 규모의 액화수소 생산설비를 건설해 수도권 지역에 액화수소를 공급할 계획이다. 특히 SK E&S는 연간 300만t 이상의 LNG를 직수입하고 있는 국내 최대 민간 LNG사업자인데, SK E&S가 대량 확보한 천연가스를 활용해 2025년부터 25만t 규모의 블루수소도 추가로 생산할 계획이다.

아울러 LG전자는 2030년까지 탄소중립을 실천하는 '탄소중립 2030'을 선언했다. LG전자는 2030년까지 제품 생산 단계에서 발생되는 탄소를 2017년 대비 50%로 줄이고 외부에서 탄소 감축 활동을 통해 획득한 탄소배출권으로 탄소중립을 실현한다는 목표다.

현대차는 오는 2040년까지 미국과 유럽, 중국 등 글로벌 주요 시장에서 판매하는 모든 차종을 전기차, 수소전기차 등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아울러 한국을 포함해 유럽, 미국, 중국 등 4대 거점을 중심으로 2030년까지 70만기의 수소연료전지를 시장에 판매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한화솔루션은 친환경사업 강화를 위해 최근 1조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태양광과 그린 수소 사업에 대한 선제적 투자로 친환경 에너지 분야에서 선두업체로 도약하겠다는 취지다. 한화솔루션은 내년부터 3년간 2조8000억원을 차세대 태양광과 그린수소 사업에 투자할 계획이다.

최근 경영환경이 악화된 정유사들도 친환경 전환에 방점을 찍고 전기차 배터리 관련 첨단소재 사업에 나서거나 전기 및 수소 복합충전소 확충에 적극적이다.

■수소에 꽂힌 철강업계

철강업계도 수소를 기반으로 탄소중립에 박차를 가한다. 포스코는 2050년까지 수소 생산 500만t 체제를 구축해 수소 사업에서 매출 3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2030년까지 물을 전기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기술, 수소를 추출하는 기술 등 핵심 기술 및 생산 역량을 조기에 갖추고 수소 사업을 그룹 성장사업의 한 축으로 육성해 미래 수소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2050년까지 전기분해 방식의 그린수소를 기반으로 한 수소환원제철소를 구현해 철강분야에서도 탈탄소·수소시대를 열기로 했다.

현대제철은 2500억원을 추가 투자하고 중장기적으로 시설을 추가로 확충해 수소 생산 능력을 기존보다 10배 늘어난 연 3만7200t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수소전기차의 핵심부품인 금속분리판도 현대제철에서 만들고 있는데, 현재 1만6000대 수준에서 3만대 늘어난 4만6000대까지 생산능력을 확대한다. 특히 최근에는 고로에서 배출되는 대기오염물질을 사실상 원천차단하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 실제 공정에 성공적으로 적용하기도 했다.

■현대차 "올해 전기차 대중화 원년"

자동차업계의 패러다임이 내연기관 차량에서 친환경차로 급격하게 전환되면서 현대차는 수소전기차뿐만 아니라 전기차 공략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올해를 전기차 대중화의 원년으로 삼고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기반 신차를 쏟아낸다. E-GMP는 향후 현대차 전기차의 뼈대가 되는 플랫폼이다.

지금까지는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 플랫폼에 배터리를 장착하는 방식으로 전기차를 만들어 이질감이 컸다면 E-GMP 기반의 전기차는 속도·안전성·기능에서 성능을 획기적으로 개선시켰다. 전기차만을 위한 구조로 설계돼 한번 충전하면 500㎞ 이상의 거리를 주행할 수 있고, 초고속 급속충전기 이용 시 18분 이내 80% 충전이 가능하다. 현대차는 그룹 전체에서 2025년까지 E-GMP를 포함 총 23개 이상의 전기차를 내놓고 글로벌 시장에서 연 100만대의 전기차를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통해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점유율을 10%까지 끌어올린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테슬라가 전기차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애플이 2024년 자율주행 전기차를 내놓을 것으로 전해지면서 경쟁이 한층 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 완성차 업체들도 반격에 나선다.
GM은 2023년까지 전기차 라인업 22종을 확보하고 2025년 판매 100만대를 목표로 잡았다. 폭스바겐은 2023년까지 100만대 생산을 달성하고 2029년에는 신규 전기차 75종 출시, 누적 판매 2600만대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또 다임러는 2025년 전기차 판매 비중 25%, 2030년에는 50%를 목표로 내세웠고, BMW도 2025년까지 전기차 판매 비중을 25%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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