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텃밭'은 옛말‥수주 영토 넓히는 대한전선

      2021.01.07 16:27   수정 : 2021.01.07 17:1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국내 전선업체 2위 대한전선이 유럽 등 불모지 개척으로 수주 영토를 넓히며 몸집을 불려나가고 있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한전선은 지난해 유럽에서 1000억원 이상의 수주고를 올리며, 전년 동기 대비 10배 더 큰 시장으로 성장했다. 대한전선이 유럽에 진출한 후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것이다.

지난해 7월 영국 런던에서 수주한 925억원짜리 전력망 공급 계약이 주효한 원인이다. 국내 전선업체가 영국에서 수주한 전력망 프로젝트 중 역대 최대 규모였다. 대한전선이 2017년 영국 지사를 설립하며 유럽 시장에 진출한 지 3년여 만에 해낸 쾌거다.

그동안 대한전선은 중동, 아시아, 호주 등에서 해외 매출을 올리며 성장해왔다. 반면 유럽·미국 등 에너지 강국에선 글로벌 전선업체와의 경쟁에서 밀리며 국내 업체들의 활약이 미미하다는 기류가 지배적이었으나, 최근엔 그 흐름이 바뀌는 분위기다.
나형균 대한전선 사장도 영국 프로젝트 수주 당시 "에너지 산업을 선도하는 영국에서 까다로운 검증 과정을 거쳐 중요 프로젝트를 수주한 것은 유럽 전 시장에서의 경쟁력과 입지를 입증한 것과 같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한전선이 유럽, 뉴질랜드, 미국 등으로 수주 영토를 확대하면서 '중동 텃밭'은 옛말이 됐다.

이 회사는 지난 2019년 기존의 러시아 지사와 합쳐 유럽 본부로 조직을 확대개편하는 한편, 네덜란드 법인을 신설하며 영업망을 확대했다. 스웨덴, 네덜란드, 덴마크 등지에 초고압 전력망을 수출하는 데 성공했다. 미국에서도 승승장구 중이다. 2000년대 초반 첫 진출 이후 2019년 누적 2700억원 규모의 수주 성과를 올리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이 같은 확산세에 힘입어 인도네시아, 쿠웨이트 지사 등도 신설해 신시장 공략에 나선 상황이다.

대한전선 관계자는 "현지 지사로 파견된 인력이 '현지밀착형' 영업·마케팅을 꾸준히 전개해왔다"면서 "작은 프로젝트부터 지속적인 경험을 통해 신뢰를 쌓았던 게 비약적 성장의 주효한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렇게 몸집을 키우고 있는 대한전선은 이르면 이달 중으로 매각 대상으로 나올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국내 1위 전선업체인 LS전선이 잠재적 원매자로 거론된다. seo1@fnnews.com 김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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