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김진욱 공수처장 만나 "할 말 많다" 작심 비판
2021.01.26 17:07
수정 : 2021.01.26 17:08기사원문
■ 주호영-김진욱 어색한 악수
주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김진욱 공수처장을 접견해 어색한 악수를 나누고 나란히 자리에 착석했다.
먼저 주 원내대표는 "보통 고위공직에 임명되면 축하 드려야 하는데, 하도 어려운 자리 맡아서 축하를 드려야 할 지 위로 드려야 할 지 모르겠다. 공수처에 대한 우리 야당 입장은 아시다시피 매우 복잡미묘하다"며 운을 뗐다.
주 원내대표는 "공수처법과 고비처법(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법) 입법이 논의된 지가 20년 이상이 됐다"며 "법안 내용을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따라서 기관이 달라질 수 있으니 관련 논의를 진행하던 차에 더불어민주당이 정의당과 함께 20대 국회 말에 법을 패스트트랙에 태워서 통과시키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패스트트랙이 정한 숙고기간을 못 지키게 됐다"며 "절차를 안 지킨 것이 첫째 야당의 불만"이라고 지적했다.
또 "공수처장을 야당이 추천하는 것으로 하면 살아있는 권력을 공수처가 견제하고 검찰은 또 다른 쪽을 견제하는 안을 2018년에 제가 요구했는데, 당시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가 야당 추천을 수용하겠다고 까지 교섭단체에 얘기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그것이 안 된 채로 법이 만들어졌다. (그래도) 청와대 정무팀 인사들은 '야당이 비토권 갖고 있으니 (공수처장은) 중립적인 사람이 될 것'이다. 차라리 야당이 추천하라고 했다"고 전했다.
■주호영 "왜 야당이 반발하는지 봐 달라"
주 원내대표는 이어 "두 명의 (야당) 추천위원을 둬서 비토권을 행사 할 수 있게 한다고 해놓고 법을 또 바꿔버리니까 입법과정에 있던 우리도 대단히 반발하는 상황"이라며 "왜 야당이 공수처법에 대해서 이렇게 반발하는지 지켜봐 주시면 도움이 될 것 같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공수처는 입법, 사법, 행정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별도의 기구로 만들어져있기 때문에 대통령 산하기관도 아니고 처장이 중심을 잘 잡아서 우리나라 경찰, 검찰이 제대로 하고 있는지 봐주는 거니까 그 정신을 잊지 말고 조직을 이끌고 장악해달라는 부탁을 드린다"고 당부했다.
또 공수처 차장 복수 제청 문제와 관련해선 "단수제청은 처장 권한인데, 복수추천을 하면 대통령이 선택권을 가지니까 법치주의와 다른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다"며 "그런 것을 살피셔서 검찰이 제자리로 갈 수 있도록 하는 일과 대통령을 비롯한 검찰이 할 수 없는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 좀 잘해서 정말 공수처에 대해서 야당이 반대하고 걱정했던 게 기우였던 거란 것을 알려주시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제가 할 말이 많아서, 인사하러 왔는데도 이렇게 길게 얘기하게 됐다"고도 덧붙였다.
■김진욱 "우려 불식될 수 있도록"
이에 김진욱 공수처장은 "제가 원내대표님 말씀은 계속 경청하고 있다"며 "저한테도 여러 법률가, 법학자들이 문자도 보내고 양론에 대해서도 충분히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은 처장은 물론 차장도 정치적인 독립성, 중립성 충분히 담보되는 사람이어야 공수처라는 새로운 조직이 정상적으로 가지 않겠냐는 그런 말씀으로 받아들인다"며 "그런 우려들이 불식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지난 해 말 공수처법이 본회의를 통과하던 때를 언급하며 "공수처장 예비후보로 국민의 한 사람으로 굉장히 안타까운 마음으로 지켜봤다"고 했다.
아울러 "야당 의원님들, 여당 의원님들 보는 각도는 다르지만 대한민국이란 우리나라 조국을 위한, 공정한 수사와 기소를 위한 마음 제가 느낄 수 있었다"며 여야 떠나서 대한민국이 앞으로 올바르게 가기 위해서 헌법정신에 입각해서, 인권 충분히 옹호하면서도 실체적 진실을 밝힐 수 있는 그런 일이 있다면 저희가 찾아서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말씀 충분히 공감한다"고 덧붙였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