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준 스승 “2년차 징크스는 없다”
2021.01.27 14:26
수정 : 2021.01.27 14:26기사원문
“소형준은 롱런할 투수다. 몸이 유연하고 야구 외에 한 눈을 팔지 않는다. 고교시절 3년 동안 아픈 적이 없었다.
이성열 유신고 감독의 확신이다. 유신고는 소형준(20·KT)의 모교다. 이성열 감독에게 소형준은 잊지 못할 제자다. 1995년부터 이 팀을 맡아 27년째 팀을 이끌어 오고 있는 이 감독에게 첫 우승을 안겨준 투수이기 때문이다.
유신고는 늘 고교 무대서 강호로 인정받아 왔으나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2019년 황금사자기 대회서 마산 용마고를 꺾고 창단 첫 우승을 차지했다. 소형준은 결승전서 5⅓이닝 무실점으로 MVP를 품에 안았다.
“소형준에겐 잔소리를 거의 하지 않았다.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알아서 하는 유형이었다. 손재주가 좋아 다양한 변화구를 던질 줄 알았는데 프로에 간 후 써 먹으라고 자제를 시켰다. 올 해는 더 좋아질 것으로 본다.”
소형준은 지난 해 신인왕 출신이다. 일반적으로 첫 해 반짝한 선수는 2년차에 고전한다. 자신의 장점을 충분히 보여줬기 때문에 상대가 대비하기 때문이다. 첫 해 활약에 따른 정신적 해이함도 한 몫을 한다.
신인왕의 겨울은 고교나 대학시절보다 훨씬 바빠진다. 연봉이 두둑이 올라 주머니 사정도 풀린다. 여기저기 인사를 다니고 친구들 만나다 보면 야구에 대한 집중도가 떨어지기 십상이다.
“소형준은 그런 것과 거리가 멀다. 유신고 선배이자 팀 선배인 유한준으로부터 철저한 자기 관리를 배웠다. 기술적으로도 더 좋아질 여지가 많다. 올 시즌엔 15승도 가능하다.”
소형준 얘기가 나오자 이성열 감독의 칭찬이 끝날 줄 모른다. 오승환(삼성·2005년) 류현진(2006년) 이후 KBO리그 투수 출신 신인왕은 모두 8명. 일반적 예상과 달리 대부분 2년 차 징크스를 경험하지 않았다.
오승환은 첫 해보다 이듬 해 더 뛰어났다. 2005년 10승 1패 16세이브 평균자책점 1.18을 기록한 오승환은 이듬 해 4승 3패 47세이브를 따냈다. 평균자책점은 1.59. 이 해가 ‘끝판 대장’의 원년에 해당한다.
류현진은 첫 해 워낙 충격적 기록을 남겼다. 고졸 신인 투수가 18승 6패 1세이브를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은 2.23. 이듬해엔 17승 7패 2.94. 성적이 조금 나빠졌으나 2년생 징크스와는 거리가 멀다.
2019 신인왕 정우영(LG)도 지난 해 더 좋아졌다. 첫 해 4승 6패 1세이브 16홀드 3.72에서 4승 4패 5세이브 20홀드 3.12로 순도를 높였다. 신인왕 가운데 거의 유일하게 신재영(넥센·2016년)이 2년 차에 상당한 후퇴를 보였다. 첫해 15승 7패 3.90에서 2017년 6승 7패 4.54로 뒷걸음쳤다.
소형준은 지난 해 13승 6패 3.86을 기록했다. KT 구단은 소형준에게 1억 4000만원이라는 역대 고졸 2년차 최고 연봉을 안겨주었다. 류현진(1억 원) 이정후(키움·1억 1000만 원) 강백호(KT·1억 2000만 원) 등 역대 신인왕 선배들을 뛰어넘었다. 인상폭만 무려 419%이다. 소형준이 앞으로 써내려갈 한국 우완 투수 신화의 콘텐츠가 점점 궁금해진다.
texan509@fnnews.com 성일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