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종교시설 관련 집단감염…'거리두기' 영향 불가피
2021.01.28 15:24
수정 : 2021.01.28 15:24기사원문
코로나19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그동안 완만한 감소세를 보이던 '3차 대유행'에 종교시설 관련 집단감염이라는 돌발 변수가 등장하면서다. 방역당국은 29일 예정됐던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안 발표를 주말로 미루며 신중을 기하는 모습이다.
■높아진 확산 우려…'거리두기' 발표 연기
28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497명으로 집계됐다. 전날인 559명보다 62명 감소했으나 500명에 육박하는 수치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일일 신규 확진자수가 300명대까지 떨어지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에 대한 기대감도 나타나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종교 시설 관련 집단감염이 이어져 분위기는 반전됐다.
이날 IM선교회 산하 대전 IEM국제학교와 선교사 양성과정 관련 확진자는 176명으로 늘었고, 광주 TSC국제학교 2곳과 교회 관련 확진자는 총 147명이 됐다.
정부는 초동 단계부터 적극 대응하고 있으나 추가 확산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다. 당초 29일 발표 예정이었던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조정안도 이번 주말로 발표가 연기됐다. 최근 확진자수가 다시 증가세로 돌아서자 사태를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감염지를 알 수 없는 '감염경로 불명' 환자의 비율은 여전히 20%대를 웃돌고 있다. 특히 지난 18일부터 카페, 헬스장 등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영업 조치가 일부 완화되면서, 언제 어디서나 집단감염이 나올 수 있는 '살얼음판' 같은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 설 앞두고 또다시 방역 고비
2주도 채 남지 않은 설 연휴도 변수 중 하나다. 설 연휴 고향방문 자제 권고로 올해 기차 승차권 예매율은 지난해 설·추석보다 낮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안심할 수는 없다. 설 연휴는 가족·친지 간 모임이 늘어나는 만큼 방역의 고삐를 조여야 한다는 지적에 힘이 실린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5인 이상 모임금지 조치가 개인 간의 접촉을 차단하는데 가장 효과적"이라며 "가족 간의 접촉도 하나의 감염 요인이기 때문에 설 연휴에도 방역조치를 완화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천 교수는 "지난해 추석보다 올 설 연휴의 상황은 심각하다"라며 "경계를 느슨히 하면 또 다른 유행을 낳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공공장소에서는 물론 가족 간에도 불필요한 접촉을 줄이고 방역수칙을 지키는 게 중요하다"며 "단순히 '사회적 거리두기'가 아니라 '국민적 거리두기'로 범위를 넓혀서 가정 내 방역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는 일관적인 기준을 갖고 방역지침을 제시해 국민의 혼란을 최소화해야 한다"라며 "과거에는 거리두기 격상 조건이어도 올리지 않은 사례가 있는데, 더이상은 같은 잘못을 반복해선 안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