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처럼?.."책임있는 기업, 대차대조표에 비트코인 넣어야"
2021.02.10 14:45
수정 : 2021.02.10 14:45기사원문
책임있는 기업이라면 기업의 대차대조표에 비트코인을 포함해야 한다는 투자 조언이 나오는가 하면, 일각에서는 반대 목소리도 만만찮다.
그러나 업계 전반적으로 테슬라의 비트코인 투자 결정이 코로나19 영향으로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기정사실이 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비트코인이 헤지(위험회피) 수단으로 인정 받았다는 분석이 확산되고 있다.
"비트코인 안하는 기업 무책임"
헤지펀드 매니저 출신인 짐 크래머(Jim Cramer)는 9일(현지시간) CNBC 방송에서 "기업의 대차대조표에 비트코인이 없는 것은 무책임하다"며 "재무담당자는 이사회에서 '현금 일부를 비트코인에 넣어야 하냐'는 질문을 던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크래머는 "비트코인은 그 자체로 아무런 수익을 내지 못하는 현금에 대한 좋은 헤지수단"이라고 덧붙였다.
짐 크래머는 CNBC '매드 머니(Mad Money)'의 진행자로 전 헤지펀드 매니저다. 지난 해 12월 트위터를 통해 비트코인 매수를 고려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한 바 있다. 현재 그가 어느 정도의 비트코인을 갖고 있는 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모건스탠리의 앤드류 필 디지털자산책임자도 지난 3일(현지시간) 팟캐스트 방송에 출연해 "2020년에 기관은 비트코인을 물가상승의 헤지 수단으로 인식하기 시작했다"며 "모건스탠리도 이와 관련한 논의를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마이클 세일러 CEO도 비트코인 예찬론자 중 하나다. 이 회사는 지난 해 8월부터 비트코인 매수를 시작했다. 달러 헤지를 위한 것으로 현재 34억달러(약 3조8000억원) 상당의 비트코인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트코인에 대한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적극적인 투자는 마이클 세일러 CEO의 주도하에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일러 CEO는 마이크로스트래티지 지분 23.7%를 보유하고 있으며, 72%의 의결권을 장악하고 있어 회사의 운영과 투자에 비교적 자유롭다.
세일러 CEO는 지난 해 12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에게 비트코인 매입을 권하는 트윗을 보내기도 했다. 그는 "주주에게 1000억달러(약 110조7000억원)의 혜택을 제공하고 싶다면 대차대조표를 달러에서 비트코인으로 전환하라"며 "S&P500에 있는 다른 회사들도 뒤따를 것"이라고 전했다. 머스크가 그의 조언을 따랐는 지는 확인할 수 없으나, 확실한 사실은 그의 트윗이 있은 지 약 한달 반만에 머스크가 이를 따랐다는 것이다.
이더리움도 신고가 기록
테슬라가 15억달러 상당의 비트코인을 매입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마자 시장은 요동쳤다.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 8일 3만8000달러(약 4200원)에서 9일 4만8000달러(약 5300만원)로 급등, 신고가를 기록했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4만6200달러(약 5100만원)다.
가상자산 시장 특성상 시가총애 1위의 비트코인의 움직임에 다른 코인들이 편승한다는 점에서 전체 시장에 활기가 생겼다.
이더리움(ETH)도 이날 1815.96달러(약 200만원)로 신고가를 기록했다. 현재 이더리움은 1780달러(약 197만원) 선이다. 탈중앙금융(디파이) 프로토콜에 대한 수수료 증가로 이더리움에 대한 수요도 더 증가할 전망이다.
특히 세계 최대 가상자산 전문 자산운용사인 그레이스케일은 가상자산에 대한 직접 투자를 꺼리는 기관투자자들의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상당한 규모의 매입을 이어가고 있다.
펀드 상품인 '그레이스케일 이더리움 트러스트'는 1월 말 현재 관리 자산이 40억달러(약 4조4000억원)를 넘는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