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알포 신항만'서만 4조 신화… 대우, 건설한류를 이끌다

      2021.02.14 18:08   수정 : 2021.02.14 18:08기사원문


코로나19 팬데믹과 글로벌 경기 침체 장기화에도 지난해 국내 건설업계는 세계 시장에서 'K-건설'의 저력을 발휘했다. 작년 해외건설 수주실적은 351억 달러로 전년보다 무려 57.4%나 성장했다. 유가 하락으로 최대 수주처인 중동 시장이 불안했지만 중남미, 유럽 등 주요 지역에서 선전한 덕분이다.

올해도 글로벌 건설시장의 불확실성은 여전하지만 K-건설의 경쟁력과 인지도를 무기로 잇단 수주 소식들이 연초부터 전해지고 있다. 올해 9회째를 맞은 파이낸셜뉴스의 해외건설시리즈를 통해 세계 곳곳에서 도전과 성공의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는 건설코리아의 역동적인 현장을 언택트(비대면) 방식으로 조명해 본다.

대우건설이 이라크에서 2조9000억원 규모의 초대형 공사계약을 체결하며 연이은 수주행진을 이어가고있다. 이라크 알포 신항만 사업에서만 누적 수주금액이 4조1000억원을 넘어서면서 나이지리아에 이어 이라크가 '제2의 거점시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이라크는 현재 내전과 IS 사태 등으로 인해 저하된 원유 생산량을 회복하고 다양한 분야에서 국가 재건사업을 추진 중으로 지정학적 위험요인이 해소될 경우 국내 건설사들의 새로운 시장이 될 것으로 기대되는 곳이다.


■알포 신항만의 기적을 일구다

1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로 해외건설시장이 침체 중이었던 지난해 연말 대우건설이 이라크 남부 바스라주에서 약 2조9000억원 규모의 알 포(Al Faw) 신항만 후속공사를 패키지로 계약했다. 이라크 항만공사(GCPI)가 발주한 이 프로젝트는 이라크 남부 바스라주 알포 지역에 조성되는 신항만 사업의 일부로 대우건설이 기존에 수행하고 있던 공사의 후속 프로젝트다.

대우건설은 2014년부터 이라크 알포 신항만 사업에 참여하고 있으며 △서측 방파제공사(준공) △방파제 호안 추가 공사 △컨테이너터미널 호안공사 △알포 접속도로 △코르 알 주바이르 침매터널 제작장 조성공사 등 5건의 공사를 마무리했거나 수행 중이다.

특히, 이번 후속공사 계약을 통해 대우건설은 이라크 알포 신항만에서만 총 10건의 공사, 4조1000억원의 수주 누계액을 기록하게 됐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이라크 알포 후속공사는 방파제 공사를 통해 노하우가 축적됐고, 현지 인력과 장비를 지속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며 "신규 프로젝트와 달리 공사의 연속성과 수익성을 담보할 수 있는 계약"이라고 설명했다.

■후속발주 예상…대우건설 유력

'알포 신항만 개발 사업'은 이라크 남부 바스라주에 위치한 알포 지역에 조성되는 항만 사업이다. 이라크 정부는 유일하게 바다에 접해 있는 알포 지역의 대규모 신항만을 터키와 인근 국가간 연결 철도와 연계 개발해 알포 항을 세계 12대 항만으로 만들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에 따라 알포 신항만 후속공사는 앞으로도 계속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산업기반시설, 주거시설 뿐만 아니라 이를 잇는 인프라 공사 등의 발주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현재 신항만 개발사업에 참여하는 건설업체는 현재 대우건설 1곳 뿐이기 때문에 추가 공사도 대우건설의 수주가 매우 유력한 상황이라는 평가다. 대우건설은 해외 거점시장으로 부상한 이라크에 대한 전사적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통합지원사무소 설립을 검토 중이다.

연이은 수주로 이라크는 명실공히 나이지리아를 이어 대우건설 제2의 거점시장이 되고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대우건설이 최초 이라크 알포 방파제 공사 이후 후속공사 모두 수의계약 방식으로 따냈다는 것이다.

대우건설 김진우 현장소장은 "언뜻 보면 쉽고 간단한 과정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통상 경쟁 입찰로 이뤄지는 국제 건설시장에서 수의계약으로 수주한다는 것은 발주처와의 신뢰관계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라며 "앞서 수행한 공사에서 보여준 대우건설의 기술력과 현장관리 능력 등이 발주처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대우건설은 기존 알포 방파제 공사를 진행하면서 지정학적 요인으로 인한 정세불안과 이에 따른 인력, 자재 확보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공사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이라크 침매터널도 시공 "중동지역 최초"

대우건설은 이라크에서 침매터널도 시공한다. 대우건설은 최저 수심, 최장 침매 함체, 초연약지반이라는 악조건을 극복하며 세계 최초로 외해에 시공한 거가대교 침매터널의 경험과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13년 우리나라를 방문한 이라크 중앙정부 건설관계자들은 거가대교 침매터널을 직접 방문해 시공 과정을 설명 듣고 기술력에 대해 놀라움과 만족을 표한 바 있다. 이후 대우건설은 2019년 10월 이라크에서 코르 알 주바이르 침매터널 제작장 수주, 그리고 지난해 12월 침매터널 본공사를 수의계약으로 따냈다.

이라크에서 시공할 침매터널은 육상에서 제작한 126m 길이의 함체를 최고 수심 약 30m의 해저로 가라앉혀 연결하는 공법으로 약 2.8㎞의 터널로 건설될 계획이다. 현재는 콘크리트 함체 제작을 위한 제작장을 조성하는 공사를 수행하고 있으며, 최근 침매터널 본선 계약이 완료되어 본격적인 터널조성 공사가 시작될 예정이다.


침매터널이 완공되는 2024년에는 이라크 바다를 횡단하는 터널을 완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침매터널이 준공되면 대우건설은 중동지역에 최초로 침매터널을 건설한 기록을 보유하게 된다.
대우건설은 "건설한류의 선봉장으로 이라크내에서 국가대표 건설사의 저력을 보여주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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