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민주화운동 巨木’ 백기완 선생 영면

      2021.02.15 17:58   수정 : 2021.02.15 18:17기사원문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사진)이 15일 오전 별세했다. 향년 89세.

서울대병원 등에 따르면 백 소장은 지난해 1월 폐렴 증상으로 입원해 투병생활을 이어오던 중 이날 오전 영면했다.

백 소장은 지난 1932년 황해도 은율군 장련면 동부리에서 태어나 1950년대부터 농민·빈민·통일·민주화운동 등 한국 사회운동 전반에 참여했다.



국민학교 졸업이 학력의 전부인 백 소장은 시, 소설 등 문학작품을 읽고 영어사전을 모두 외우는 등 독학으로 학업에 매진했다. 이후 분단으로 여덟 식구가 흩어지는 상황에 이르자 갈라진 집안을 하나로 잇기 위해 통일 문제 등에 대해 고민하고 인식을 넓혔다.

백 소장은 문맹퇴치를 위해 야학을 이끌던 중 1960년 4·19혁명에 참여했고 1964년 함석헌, 장준한, 계훈제, 변영태 등 재야 운동가들과 함께 한일협정 반대운동에 참가했다.

백 소장은 여러 사회운동을 주도하다 끊임없이 투옥 생활을 하고 고문 후유증을 겪었다. 지난 1974년 유신 반대를 위한 100만인 서명운동을 주도, 긴급조치 위반으로 투옥됐다.
이후 1979년 'YMCA 위장결혼 사건'과 1986년 '부천 권인숙양 성고문 폭로 대회'를 주도한 혐의로도 체포돼 옥고를 치렀다.

1987년 대선에서는 독자 민중후보로 출마했다가 김영삼·김대중 후보의 단일화를 호소하며 사퇴했다. 1992년 대선에도 독자 후보로 출마했다. 이후에는 자신이 설립한 통일문제연구소 소장으로 활동해왔다.

백 소장은 '장산곶매 이야기' 등 소설과 수필집을 낸 문필가이자 민중가요 '임을 위한 행진곡'의 가사 원작자다. '항일민족론'(1971), '자주고름 입에 물고 옥색치마 휘날리며'(1979), '백기완의 통일이야기'(2003),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2009), '두 어른'(2017) 등 다수의 저작도 남겼다.


유족으로는 부인 김정숙씨와 딸 백원담(성공회대 중어중국학과 교수), 백미담, 백현담, 아들 백일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2호실에 차려졌다.
발인은 19일 오전 8시, 장지는 모란공원이다.

gloriakim@fnnews.com 김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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