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PEF 시장, 기울어진 운동장 …규제 완화해야"
2021.02.16 13:54
수정 : 2021.02.16 13:54기사원문
박용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16일 오전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실이 주최한 '금융소비자 보호와 자본시장 발전을 위한 사모펀드 규제 합리화 방안' 온라인 세미나에서 "PE 투자의 역사가 길고 운용경험을 갖춘 해외 PEF는 국내에서 아무런 운용규제를 받지 않는 반면 성장궤도에 올라선 국내 PEF에는 운용규제가 적용되고 있어 공정한 경쟁이 될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즉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잡으려면 국내 PEF에 적용되는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국내 PEF 시장의 한단계 도약과 이를 통한 전체 사모펀드의 발전을 위해 사모펀드 제도개편을 위해 발의된 자본시장법 개정안의 조속한 입법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현재 전문투자형 헤지펀드는 보유주식 중 10% 초과분은 의결권 행사가 제한된다. 차입도 순재산의 400% 이내에서만 가능하다. 또 경영참여형 PEF는 출자금 50% 이상을 2년 내에 주식에 투자해야 하고 의결권 있는 주식 10% 이상을 취득해야 한다. 또 취득주식은 6개월 이상 보유해야 한다. 차입은 PEF 재산 10% 내에서만 가능하고 대출은 불가하다. 앞서 2018년 11월 발의된 자본시장법 개정안에는 10% 지분보유 의무, 의결권 제한, 대출금지 등의 규제를 푸는 내용이 담겨있다. 개정안은 여전히 국회 법안소위를 기다리고 있다. 법안처리에 속도가 나지 않는 이유는 라임자산운용 및 옵티머스펀드 등 헤지펀드 사태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이날 발제를 맡은 이수환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변호사)은 "국내 PEF는 10% 지분투자 규제 등으로 인해 대기업 투자가 불가능하다"면서 해외PEF와 역차별을 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해외 기업에 투자할 경우에도 10% 지분투자 의무 규제를 적용하고 있다"라며 "이에 해외 경쟁에서 열위에 놓여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규제 완화와 더불어 "일반투자자 보호장치를 마련하고 금융 당국의 규제 역량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공모펀드에 대해서는 엄격한 규제를 진행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최원진 JKL파트너스 파트너는 이날 토론에서 "라임과 옵티머스 사태는 '기관중심주의'가 흔들리고 '사모 한정주의'가 깨진 데서 온 것"이라면서 "사모의 공모화가 이루어져 사모펀드라는 이름으로 공모펀드에 적용되는 다양한 투자자 보호규제가 적용되지 않은 데 따른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 세미나는 자본시장 활황에도 불구하고 자본시장 내 모험자본으로 꼽히는 사모펀드 시장이 라임운용 사태 등으로 위축됐다는 점에서, 사모펀드 시장의 신뢰회복과 개선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