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사이언스 "1兆 공모자금 中 4000억 설비투자..아시아 백신 거점으로"

      2021.02.23 15:49   수정 : 2021.02.23 16:0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올해 기업공개(IPO) 최대어로 꼽히는 백신 전문기업 SK바이오사이언스가 위탁생산(CMO)과 위탁개발생산(CDMO) 업계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구축하겠다는 상장 포부를 밝혔다. 아시아 지역 백신 생산의 거점으로써 사업모델을 지속적으로 넓혀 나갈 계획이다.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대표는 23일 유튜브를 통한 비대면 IPO 기자간담회를 열어 이 같은 상장 전략 및 향후계획에 대해 발표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총 공모주식수는 2295만주로 공모 희망가는 4만9000원~6만5000원, 공모 예정금액은 최대 약 1조4918억원 규모다. 오는 3월 4~5일 이틀 동안 국내외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 예측을 진행해 공모가를 확정한 뒤 같은 달 9일, 10일 청약을 거쳐 3월 내 신규 상장을 완료할 계획이다.
상장을 위한 대표주관사는 NH투자증권, 공동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대우증권이 맡았다.

회사 측은 이번 상장으로 약 1조원 규모의 공모자금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를 통해 미래 시설 투자에 4000억원, 백신 신규 플랫폼 기술 확보에 1000억원, 사노피와 공동 개발하는 차세대 폐렴구균 백신 연구에 2000억원 정도 투입할 예정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매출액은 지난 2017년 1209억원, 2018년 1514억원, 2019년 1839억원으로 연평균 20% 넘게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대규모 연구개발(R&B) 투자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 역시 2018년부터 흑자전환에 성공해 안정적인 이익을 내고 있다.

현재 백신 시장은 연평균 8% 이상의 고성장을 지속 중이다. 특히,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시장의 팽창 속도가 더 거세졌다. 안 대표는 “코로나19 이전에 예상한 글로벌 백신 시장 규모는 지난해 많은 변화를 겪었다”며 “과거 8%대 성장에서 지난해 두 자리대 성장을 통해 50조원대 시장(2019년 약 36조원)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새로운 바이러스의 등장과 프리미엄 백신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해 백신 시장은 앞으로도 안정적, 폭발적으로 성장해 2026년엔 90조원대 시장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백신시장은 진입 장벽이 유난히 높은 사업으로 꼽힌다. 하나의 신제품을 개발하는데 7~15년의 시간이 소요될 뿐만 아니라 대규모 생산시설 확보가 필수적이다.

안 대표는 “코로나19로 업체 간 ‘파트너십 강화’라는 놀라운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며 “현재 어떤 백신회사도 연구개발, 생산, 판매를 독자적으로 맡는 경우가 없다. CMO 시장의 개화라고 해도 과오가 아닐 정도다”고 강조했다. 특히, 각국의 정부도 백신 주도권을 갖기 위해 관련 산업에 전폭적인 지원에 나서고 있다.

그러면서 "SK바이오사이언스 역시 CEPI(세계감염병연합)와 빌게이츠재단과 공동으로 자체적인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며 "올해 3·4분기부터 임상 3상을 진행해 내년 상반기에 시장에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백신 사업은 지난 2001년 동신제약 인수를 통해 시작됐다. 빌&멜린다게이츠재단(BMGF·빌게이츠재단)과의 협업을 통해 2013년 장티푸스백신 개발에 나서는 등 신약 파이프라인을 지속적으로 발굴해왔다.

안 대표는 “현재 장티푸스 백신의 임상 3상이 성공적으로 끝나서 품목허가 절차를 밟고 있다”며 “조만간 전 세계 공급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빌게이츠 재단의 지원 아래 국제 비영리 단체인 PATH와 공동 개발 중인 로타바이러스(소아장염 유발) 백신 역시 임상 3상이 진행 중이다. 또 사노피 파스퇴르와는 차세대 폐렴구균 백신을 개발 중이며, 현재 미국에서 임상 2상 절차를 밟고 있다.

안 대표는 “SK바이오사이언스는 아시아에서는 개발과 생산 분야에 있어 독보적인 위치에 있다”며 “백신에 있어서는 중국 등 경쟁자들과 비교할 때 명성과 브랜드 밸류, 컨트롤 시스템 등이 한 두수 위에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가장 기대를 모으고 있는 사업은 단연 CMO분야다. 앞서 SK바이오사이언스는 역국 아스트라제네카와 코로나19 백신 CMO 계약을, 미국 노바백스와는 코로나19 CDMO 계약을 맺은 바 있다.

안 대표는 “아스트라제네카는 백신이 주력인 회사가 아니라 자체 설비가 많지 않았기 때문에 아시아지역에서 SK바이오사이언스와 같은 신뢰 있는 파트너가 필요했고, 노바백스와도 신뢰가 있다”며 “다른 백신 플레이어의 CMO요청도 이어지고 있고, 추가 계약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향후에는 백신 이외의 바이오 CMO사업 진출에도 나설 방침이다. 이번 공모금액의 일정 부분도 관련 투자에 쓰일 예정이다.


안 대표는 “SK바이오사이언스의 핵심 역량은 생산과 R&D에서의 플랫폼기술이기 때문에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국내외에서 적극적으로 기술을 확보할 것”이라며 “바이오에서의 CMO역량을 백신 이외 영역으로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fnljs@fnnews.com 이진석 조윤진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