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 원주민 반발 "집성촌으로 수백년 모여살았는데… 가스통 들고 반대하겠다"

      2021.02.24 18:26   수정 : 2021.02.25 10:08기사원문

"개발소식에 반색하며 자신이 보유한 토지가 이번 신도시 구역에 포함되는지 문의가 빗발치고 있습니다. 다만 원주민 중에서는 가스통을 들고 끝까지 반대하겠다는 격앙된 분위기라서 보상이 쉽지만은 않을 것입니다."(광명시 노온사동 A공인 관계자)

24일 경기도 광명시 노온사동 일대 공인중개업소는 정부가 여섯번째 3기 신도시로 '광명·시흥' 일대를 발표하자마자 토지주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이날 점심시간을 이용해 중개업소를 방문한 한 중년부부는 "노온사동에 상속받은 토지가 있는데, 오늘 개발계획이 발표난 후 보상을 받을 수 있는지 바로 알아보러 왔다"며 기대에 부풀어 있었다. 다만 기대는 이내 실망으로 바뀌었다.
해당 토지는 임야라 개발제한구역에 포함된 곳이었다.

노온사동 A공인 관계자는 "아침부터 이런 토지주들이 몰려오고 있는 데다 하루 종일 문의전화만 받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동네 원주민들도 삼삼오오 중개업소에 몰려와 토지수용을 반대하는 하소연을 쏟아내고 있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광명·시흥 일대는 과거 보금자리지구 지정을 비롯해 지속적으로 개발계획이 나온 곳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꾸준히 높았던 지역이다. 이에 개발계획을 기대하고 들어온 투자자들은 환영하는 분위기다. 노온사동 B공인 관계자는 "최근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가 심화되면서 주택 대신 토지를 구매하려는 수요가 많아 거래는 꾸준히 됐었다"면서 "이런 투자자들은 앞장서 개발계획을 환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문제는 원주민들이다. 이 일대는 집성촌이 많아 몇 백년을 모여 살고 있는 주민이 많은데, 반대 목소리가 높은 상황이다.

B공인 관계자는 "집성촌으로 몇 백년을 모여 살았는데 개발로 대대로 살던 곳을 떠나야 한다니 반감이 높을 수밖에 없다"면서 "20~30개의 자연부락들이 2015년부터 환지방식 개발을 추진해왔는데 신도시 지정으로 무산되게 생겼으니 불만이 크다"고 전했다.

더욱이 보상가격을 두고 갈등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 토지주는 "보상가는 시세의 30%가량 낮은 금액으로 될 테고, 여기에 양도세까지 제하고 나면 시세의 절반밖에 남지 않는다"면서 "1000평(3305㎡)을 가지고 있다고 가정하면 최종 보상받은 금액을 들고 대토를 구입하려 해도 500평(1652㎡)밖에 못 사는 상황인데 누가 찬성하겠느냐"고 불만을 터뜨렸다.


다음 달부터 이 일대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는 만큼 거래는 얼어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지 중개업소에 따르면 노온사동 일대 토지 시세는 농지가 3.3㎡당 170만원 선으로 도로를 접하고 있으면 200만원, 대로변은 350만원가량이다.
C공인 관계자는 "이 일대는 꾸준히 투자자가 몰리며 1년에 5%가량 시세가 올라왔다"면서 "다만 이제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면 당분간 거래가 힘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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