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절 앞두고 '위안부' 문제로 충돌한 한일, 대화 모멘텀도 "아직"
2021.02.25 17:44
수정 : 2021.02.25 17:44기사원문
3.1절이 나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정의용 외교부 장관 취임 이후 양국 외교장관 간 통화 또한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 유엔 인권이사회서 '위안부' 문제 두고 충돌
특히 스위스 제네바에서 화상으로 열린 제46차 유엔 인권이사회에서는 한일 양국이 '위안부' 피해 문제에 대한 인식차가 극명하게 드러나, 공방을 펼쳤다. 최종문 차관은 지난 23일(현지시간) 인권이사회 고위급 회기 기조연설에서 "'위안부' 피해는 보편적 인권에 대한 문제로 다뤄져야 한다"며 "'피해자들의 고통스러운 경험에서 귀중한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말했다. 분쟁 국면에서의 성폭력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맥락에서 나온 발언이었다.
하지만 이를 두고 일본은 정면으로 반발했다. 주 제네바 일본 대표부는 24일 정기 이사회에서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를 들어 "일본으로서는 23일 (최 차관)의 연설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답변권을 행사한 일본 측은 "양국 정부는 유엔 등 국제사회에서 이 문제와 관련, 비난과 비판을 자제하기로 했다"며 "일본은 합의에 따라 10억엔 지급을 포함해 약속한 조치를 취했다"고 주장했다.
'위안부' 피해를 "보편적 인권 문제"라는 주장에 "국제사회에서의 비판"이라고 맞선 일본은 피해 배상을 두고도 날을 세웠다. 지난 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위안부' 피해자 12명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린 데 대해서도 유감을 표한 것. 일본 대표부는 해당 재판을 언급, "매우 유감스럽고 수용할 수 없다. 국제법과 양국 합의에 명백하게 반한다"고 했다.
■ 정의용 장관 취임 후 외교장관 통화도, 대화 모멘텀도 '아직'
양국 정부 또한 입장 발표를 통해 '위안부' 문제에 대해 상반된 시각을 보였다. 최영삼 외교부 대변인은 25일 정부 서울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최 차관이 발언한 것은 비방이 아니라, 역사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는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라며 "일본 등 국제사회도 이러한 취지를 정확히 이해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가노 가쓰노부 관방장관이 전날 브리핑을 통해 "(최 차관의) 발언을 전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힌 것과 대치되는 지점이다.
문제는 한일 관계가 봉합될 모멘텀이 없다는 데 있다. 특히 정의용 장관 취임 이후 일본이 '다케시마의 날' 행사를 강행하고, 인권이사회에서 '위안부' 문제로 공방을 벌이면서 한일 외교수장의 전화 통화는 한 번도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한일 관계 개선 모멘텀과 관련, 최 대변인은 "한국과 일본은 매우 가까운 나라로 각 분야에서 긴밀한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며 미래지향적이고 건설적인 관계를 강조했다. 다만 한일 외교장관 간 전화통화 계획에 대해서는 "일본 측과 소통을 진행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시기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