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내 도움으로 의학박사 받고 의대 교수됐다" 정민석 교수글 논란
2021.03.02 09:06
수정 : 2021.03.02 10:21기사원문
만화가 의사로 유명한 정민석 아주대학교 의과대학 해부학과 교수가 ‘아들이 조교수가 됐다’고 자랑하는 글을 올렸다가 논란에 휩싸였다.
2일 학계 등에 따르면 정 교수는 전날 자신의 트위터와 페이스북에 "저는 가족 이야기를 하지 않는데, 오늘만 하겠다. 자랑하는 이야기"라며 "제 아들(정범선)이 오늘부터 연세대 원주의대 해부학교실의 조교수가 됐다"고 밝혔다.
정 교수는 아들에 대해 "순천향대 의대를 졸업하고 아주대 의대에서 제 도움으로 의학박사를 받았다"면서 "제 아들은 1989년 9월생이므로 만으로 31살에 조교수가 된 셈"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가 늘 이야기하는 신경해부학 교과서의 공동 저자가 제 아들"이라며 "보통 사람은 조교수, 부교수, 정교수가 된 다음에 세계에서 이름나려고 애쓰는데, 제 아들은 조교수가 되기 전에 세계에서 이름났다"고 자랑을 늘어놨다.
‘아빠 찬스’를 떠올리게 하는 정 교수의 발언은 순식간에 트위터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확산되면서 논란이 됐다.
한 네티즌은 "아버지인 본인의 도움으로 의학박사 받고 아버지인 본인의 저서에 공동저자로 아들을 올렸다는게 자랑이냐"고 일갈해 많은 공감을 얻었다. 아들 범선씨가 아버지의 논문 다수에 '제1저자'로 등재돼 있다는 점도 의혹을 뒷받침한다.
한 네티즌은 "RISS(학술연구정보서비스)에서 검색되는 정범선씨의 학술지 논문 34개 중 정민석 씨와 공저자인 논문이 20개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 홈페이지에 등재된 논문들 중 상당수의 제1저자에도 아들 정범선씨로 추정되는 'Chung BS'가 올라 있다.
논란이 확산되면서 정 교수의 '아들 자랑글'은 삭제된 데 이어 트위터 계정까지 폐쇄됐다. 이 가운데 아들에 대한 의혹도 제기됐다. 트위터에서는 아들 정범선 조교수가 '디시인사이드'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의 의료정책 등을 비판하는 만화를 게재해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디시인사이드 카툰 연재 갤러리에는 '정범선'이라는 닉네임의 작가가 만든 만화가 여러 편 올라왔는데, 공공의대 설립 등 정부의 의료 정책을 비판하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특히 이 작가는 '의대, 이제는 부모 빽으로 쉽게 가자'는 만화에서 정부의 공공의대 정책을 비판하며 "부모님이 정치권이나 시민단체에서 크게 한 자리" 하고 있다면 쉽게 의사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이 만화들 역시 의혹이 제기되자 이날 돌연 지워졌다.
한편 정민석 교수는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해부학 학습만화로 잘 알려진 인물이다. 대표적인 만화 '해랑이, 말랑이'(영어판 Anna & Tommy)는 과학인용색인확장(SCIE) 학술지 '해부과학교육'(ASE) 2017년 2월호에 실리기도 했다. 2015년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아들 정범선씨는 의대 졸업 후 아주대 의대 대학원에 진학, 2014년부터 아버지의 연구소에서 해부학자의 길을 걸었다. 정범선씨는 연구소에서 아버지의 만화 작업을 돕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정 교수의 둘째 아들도 현재 정 교수 연구실에서 특임연구원으로 재직 중인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한 네티즌은 “조국 전 민정수석 및 전 법무부 장관의 전례로 봤을 때 아주대 의대 정민석 교수와 그 아들인 연세대 원주 신임 조교수 정범선씨 등에게도 사직이나 임용 취소 수준의 징계가 갈 거라 기대하겠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정민석 아들건 교육부 감사 신청했다”며 교육부에 민원을 제기했음을 인증해 올렸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