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 벗은 쿼드, 한국에 문 열고 중국엔 빗장 걸기.."韓 선제 대응해야"

      2021.03.14 16:47   수정 : 2021.03.14 20:1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중국 견제 협의체'로 주목받던 미국·일본·인도·호주 4개국 협의체 쿼드(Quad)가 첫 정상회의를 열고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을 강조하는 성명을 내면서 중국 견제 성격을 분명히 했다.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전념하겠다는 내용도 담겼다. 미국측이 이 같은 내용을 우리 외교부에 전달하겠다고 밝히면서, 쿼드 참여 등 미중 갈등 국면 우리 정부 스탠스에 대한 압박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쿼드 참여 4개국 정상들은 지난 12일(현지시간) 화상으로 첫 정상회의를 열고 지역 내 안보 협력, 보건과 경제 분야 협력 등을 논의했다. 이후 발표된 '쿼드의 정신'이라는 공동성명에는 "우리는 인도태평양과 이를 넘어 안보와 번영을 증진하고 위협에 맞서기 위해 자유롭고 개방적이며 규범에 기초한, 국제법에 기반한 질서 증진에 전념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공동성명에 '중국을 견제한다'는 직접적 표현은 없지만 사실상 쿼드의 '중국 견제' 기조가 확인됐다. 남중국해의 해양 질서를 거론한 것이 대표적이다. 중국의 해양 진출 및 세력 확장을 우려하는 미국, 일본의 견제가 드러났다는 분석이다. "민주적 가치에 닻을 내린, 억압에 의해 제한받지 않는 지역을 위해 노력한다"는 표현도 중국의 홍콩 통제, 신장위구르 탄압에 맞서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인도 내 백신 생산 지원을 통해 중국의 백신 외교에 대응하려는 움직임도 확인됐다.

특히 이번 회의에서는 희토류 공급망에 대한 논의가 나왔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브리핑에서 "정상들은 반도체나 희토류 등 중요 물질이 부족해지지 않도록 하는 데 동의했다"며 "중국의 도전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회의는 기본적으로 중국에 관한 것이 아니라 팬데믹과 기후변화 등에 초점을 맞췄다"고 했지만, 향후 산업 분야를 포함해 중국 견제에 대한 논의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전념한다는 내용도 쿼드 4개국 정상 공동성명에 담겼다.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 검토가 수주 안에 완성된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북한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표명한 셈이다. 성 김 미 국무부 동아태담당 차관보 대행은 오는 17일 토니 블링컨 장관의 방한과 관련 "쿼드 정상회의 내용이 정의용 외교부 장관에게 전달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오는 17일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의 방한 일정에서 대북 정책, 미국의 중국견제 정책 등이 두루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쿼드 참여, 나아가 미중갈등 속 우리 정부 입장에 대한 요구가 한층 거세질 것 전망이다. 외교부는 앞서 쿼드 참여에 대해 "공식적인 참여 요청이 없었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여왔다.
김준형 국립외교원장은 "중국이 쿼드에 참여하지 말라는 압박을 넣을 수 있다"며 "미국에 선제적으로 우리 입장을 표명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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