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전국 최초 '고령층 디지털 접근성 표준안' 개발
2021.03.29 11:15
수정 : 2021.03.29 11:15기사원문
코로나19로 일상화된 온라인·비대면 방식은 편리함을 가져다줬지만 디지털 기기가 익숙지 않은 고령층은 오히려 더 불편해졌다. 온라인 쇼핑을 하거나 유튜브에서 동영상을 볼 땐 어려운 용어나 복잡한 절차, 너무 작은 글자크기 등 때문에 어려움이 많다.
이번 '고령층 친화 디지털 접근성 표준'은 디지털 콘텐츠가 고령층의 신체적·인지적·심리적 특성을 반영해 제작될 수 있도록 있도록 표준안을 제시한 것이다. 고령층의 디지털 소외·격차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대책이다.
우선 '모바일 웹·앱' 분야에서는 스마트폰으로 구동되는 앱이나 모바일 홈페이지 서비스를 개발·제공할 때 고려해야 할 요건을 10가지로 제시했다.
글자크기는 14포인트 이상으로 하고 필기체나 흘림체 같은 복잡한 형태의 글꼴 사용은 자제해야 한다. 시력이 저하돼 작거나 흘린 글자를 읽기 어려운 고령자의 신체 특성을 반영한 지침이다. 고령자들은 신조어나 행정용어가 낯설 수 있는 만큼, 누구나 이해하기 쉬운 보편적인 용어를 사용해야 한다.
'영상 콘텐츠' 분야에서는 영상을 시청하면서 느끼는 불편을 줄이기 위해 자막 크기와 속도, 발언 속도 등 10가지 준수요건을 제시했다.
예컨대 흐르는 자막은 시간을 두고 충분히 읽을 수 있도록 첫 글자가 화면에서 사라지기까지 5초 이상 머물러야 한다. 영상 속 화자의 말하는 속도도 초당 4음절 가량으로 천천히 발음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 고령자는 새로운 정보를 즉각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는 만큼 중요한 정보나 복잡한 내용은 반복설명이나 요약설명으로 재확인시켜줘야 한다.
서울디지털재단은 이번에 개발한 '고령층 친화 디지털 접근성 표준'을 오는 4~8월 '시립용산노인종합복지관' 홈페이지에 시범·적용한다. 이후 고령층이 많이 이용하는 서울시 주요 민원서비스로 적용 범위를 점차 넓혀갈 계획이다. 하반기 중으로 키오스크 분야 표준안도 추가로 개발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중장기적으로는 서울시 공공서비스에 대한 표준 적용을 제도화하고 민간서비스를 대상으로 평가·인증 제도를 운영하는 등 고령층의 디지털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원목 서울디지털재단 이사장 직무대행은 "지난 조사결과에서도 알 수 있듯 고령층의 이용편의를 고려한 디지털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야말로 디지털 격차를 줄이는 실질적인 해법"이라고 말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