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살균제 피해자, 신세계에 "야구단 창단 앞서 사과부터" 요구

      2021.03.30 14:00   수정 : 2021.03.30 14: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신세계 그룹이 30일을 기해 프로야구단 SSG 랜더스를 공식 창단하는 가운데, 가습기살균제 참사 피해자들이 이마트에 사회적 책임을 지라고 규탄하고 나섰다.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 신세계 규탄
가습기살균제 참사 피해자들과 시민단체들이 모인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는 이날 오후 2시 서울 신세계백화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들의 제품을 소비하다 죽고 다친 이마트 소비자들을 외면하는 신세계 이마트는 지탄받아 마땅하고 이를 우려하는 많은 시민들과 소비자들은 신세계 이마트의 신생 야구단을 환영할 수는 없다"고 규탄했다.

네트워크는 "30일 신세계 그룹이 소속 계열사인 이마트를 내세우는 야구단을 공식 창단한다"며 "자신들이 저지른 가습기살균제 참사에 대해서는 마무리를 져야 하지 않겠는가"하고 비판했다.



이들은 이어 "신세계 이마트는 2006년부터 2011년까지 6년간 35만4000여개의 자체 브랜드(PB)인 이마트 이플러스 가습기살균제를 팔았다"면서 "SK가 제조했고 애경으로부터 공급받은 제품"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정부가 이마트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로 인정한 소비자는 318명으로, 총 피해 인정자 4114명 중 7.7% 수준이다.


네트워크는 서울 화곡동에 사는 피해자 김태종씨의 사례를 들어 이마트가 판매한 가습기살균제 제품의 유해성을 설명했다.

네트워크는 "김태종씨는 교회 성가대 활동하는 부인에게 좋겠다고 생각해 ‘천연성분의 산림욕효과’, ‘솔잎향’이라고 표기된 이 제품을 이마트 김포공항점에서 딱 한 통 구입해 가습기에 넣고 부인 쪽으로 향하게 해놓았다"며 "얼마 후 부인은 그리 높지 않은 집 앞 언덕을 걸어 올라오기 힘들어 했고 호흡곤란으로 병원에 실려갔습니다"고 주장했다. 김씨의 아내는 10년 이상 중중 폐질환 환자로 투병하다 지난해 8월 사망했다.


■"야구단 창단 앞서 사과해야" 주장
같은 달 발표된 한국환경보건학회 학술지에 실린 ‘가습기살균제 노출 신태와 피해 규모 추산’에 따르면 1994년부터 2011년까지 전국에서 판매된 가습기살균제 제품은 총 43종류 998만개로, 대략 894만명의 소비자들이 제품에 노출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연구는 이중 10.7%인 95만명이 건강피해를 경험했고, 사망자가 2만명을 넘어설 것이라 예상했다. 정부가 인정한 것보다 10배 이상 많은 수치다.

네트워크는 "피해구제법에 의해 정부관련 기관에서 겨우 병원비와 장례비가 나왔지만 정작 가해기업인 신세계 이마트는 김태종씨와 부인에게 여태까지 배보상은 커녕 일언반구 사과 한마디 하지 않고 있다"며 "정부에 신고된 피해자들 중 신세계 이마트 제품을 사용한 소비자들에게만이라도 사과하고 피해대책을 제시했어야 마땅하지만 신세계 이마트는 그런 사회적 책임을 전혀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한편 신세계는 지난 1월 SK텔레콤과 SK와이번스 야구단을 신세계그룹이 인수하는 데 합의하고 2월 본 계약을 체결했다.
SSG 랜더스는 메이저리그에서 활동하는 유명 선수 추신수를 영입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pen@fnnews.com 김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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