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빈부격차 공공서비스 수준 높여 해결" 발개위 쑨쉐궁 소장
2021.04.01 07:00
수정 : 2021.04.01 07:00기사원문
【베이징=정지우 특파원】중국이 빈부격차를 줄이려면 사회보장체계를 강화해 공공서비스 수준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또 중국 정부의 농촌토지정책은 토지의 양도와 매매가 가능한 방향으로 변하고 있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중국에서 경제발전 계획을 총괄하는 국가발전개혁위원회 경제연구소 쑨쉐궁 소장은 3월30일 베이징에서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북경사무소 주최로 열린 ‘2021년도 제1회 한중경제포럼’에서 이 같이 밝혔다.
행사는 쑨 소장이 중국의 14차5개년(2021~2025년) 경제·사회개발계획 주요 내용을 설명하고 참석자들의 질문을 받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쑨 소장은 중국이 13차5개년(2016~2020년) 계획 기간 동안 전면적인 ‘샤오캉(모두가 풍족한 삶)’을 달성했다고 하지만 빈부격차는 여전하다는 지적이 있다는 질문에 대해 공공서비스 수준을 높여 사회보장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중국의 소비성향은 자금이 생길 경우 돈을 쓰기 보다는 저축하려는 의지가 강하기 때문에 사회보장체계를 강화하면 자연스럽게 소비활동이 증가하고 이는 소득분배에 플러스 요인이 될 것이라는 논리다. 또 중소기업의 고용창출을 지원하고 청년들이 창업할 수 있도록 장려해 빈부격차를 해소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중국이 판단하고 있는 탈빈곤의 기준에 대해 묻자, 2010년 기준으로 월소득 2300위안이라고 밝혔다. 해마다 수치가 달라지지만, 작년에는 4000위안까지 올라왔다고 설명했다. 쑨 소장은 “탈빈곤은 중국 자체적으로 설정한 것이며 국제표준과는 다르다”고 말했다.
중국 고령화와 소비활성화, 도시·농촌 소득 문제를 놓고는 14·5계획 기간 동안은 우려할만한 상황은 아니라고 사견임을 전제로 언급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세대간 소비성향의 격차가 크다고 진단했다. 젊은 층은 대출을 받아서라도 적극적으로 소비에 나서는 반면 기성세대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쑨 소장은 “1980~1990년대 태어난 청년들이 사회에서 주축이 되면 소비시장은 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의 호구(후커우)제도의 부작용과 관련해선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선전 등 1선 도시를 제외하고 기타 도시는 개혁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대부분 지역에서 호구제도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오히려 농촌 호구를 가진 농민공이 도시에서 일을 하면서도 농촌호구를 버리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농촌호구를 버리면 경작지 배분을 포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농촌 토지는 양도가 불가능하고 현금으로 바꿀 수도 없다.
쑨 소장은 “호구 문제는 도시보다는 농촌에 있다고 본다”면서 “중국 정책의 방향은 토지 양도와 매매 쪽이지만 농촌토지개혁에서 여전히 신중한 편”이라고 전했다.
기본소득에 대해선 중국은 유럽과 미국 등과는 다른 최저생활보장제도라는 것이 있다고 했다. 다만 중국도 앞으로는 기본소득에 대한 논의가 있어야 한다고 피력했다.
반도체와 관련해선 전문가가 아니라면서도 반도체 전체 산업 체인에서 중국이 잘하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이 반도체 제조에 강한 것처럼 반도체 디자인 분야에선 중국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취지다.
그는 “중국은 그간 반도체 국제 분업에서 제조를 해야 하는 절박함을 느끼지 못하다가 미국의 제재 이후 수요의 필요성을 깨닫게 됐다”면서 “반도체 산업을 처음부터 전반적으로 개발하려면 광학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고 덧붙였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