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도 임직원 연봉은 '억소리'... 2억 넘는곳도

      2021.04.01 11:00   수정 : 2021.04.01 11: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지난해 코로나19로 기업들의 경영여건이 어려워졌지만, 임직원들에게 ‘억대 평균연봉’을 주는 상장사들의 수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임직원 급여 상승률이 가장 높은 기업은 '씨젠'으로 확인됐다.

1일 기업분석 전문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2020년 사업보고서(12월 결산법인 기준)를 제출한 상장사 1700여 곳을 조사한 결과, 임직원의 1인당 연간 급여가 1억원이 넘는 기업은 68곳으로 집계됐다.

지난해에 기록한 52곳 대비 30% 넘게 증가한 수준이다. 네이버, 스튜디오드래곤, 엔씨소프트, 금호석유화학, 키움증권 등이 새롭게 이름을 올렸다.


이들 68개 기업의 총 임직원 인건비 규모는 23조7669억원으로, 전년(20조6711억원)보다 3조원(약 15%) 넘게 증가했다. 같은 기간 임직원 수는 19만4833명에서 19만8322명으로 1년 새 3489명(약 1.8%) 많아졌다. 인건비 규모가 15% 정도 많아질 때 고용은 1%대 수준으로 늘어나 평균보수가 더 높아졌다. 해당 기업들의 임직원 평균 연봉은 2019년 1억609만원에서 2020년 1억1984만원으로 한 명당 평균 1374만원씩 올랐다. 연봉 상승률도 13% 수준으로 인건비 증가분만큼 올랐다.


임직원 연봉이 2억원이 넘는 곳도 5곳이나 등장했다. 이중 1위 CJ(4억9407만원), 2위 오리온홀딩스(3억2380만원)로 조사됐다. 2019년에는 1위 오리온홀딩스(4억4783만원), 2위 CJ(3억 7198만원) 순이었는데 1년 새 1·2위 순위가 뒤바뀌었다.

CJ와 오리온홀딩스 임직원 연봉이 높은 배경에는 미등기임원으로 재직 중인 오너 연봉 비중이 높았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2020년 CJ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임직원 53명에게 총 261억원을 지급해 1인당 평균 급여액은 5억원에 근접했다. 다만 미등기임원으로 재직하고 있는 이재현 회장이 67억원의 보수를 챙긴 점 등을 감안하면 오너 일가를 뺀 임직원들에게 지급된 연봉은 평균 급여액과 거리가 멀 것으로 보인다.

오리온그룹 지주회사인 오리온홀딩스 역시 미등기임원으로 재직 중인 담철곤 회장과 이화경 부회장이 각각 14억원, 11억원의 보수를 지급받았다. 이들의 급여를 제외하면 임직원 평균연봉은 1억원 아래로 내려간다.

CJ와 오리온홀딩스 이외 △DSC인베스트먼트(2억2133만원) △셀트리온헬스케어(2억1402만원) △부국증권(2억641만원) 등도 지난해 임직원 평균 연봉 2억원을 웃돌았다.

이외 △한양증권(1억8150만원) △에이티넘인베스트(1억7077만원) △LG(1억6528만원) △메리츠증권(1억6247만원) △KB금융지주(1억5487만원) △BNK금융지주(1억5363만원) △한국금융지주(1억5326만원) 순으로 임직원 평균 연봉이 높았다. 국내 매출 1위 기업 삼성전자(1억2656만원)는 68곳 중 임직원 연봉 순위 26번째로 나타났다.


지난해 미등기임원 연봉은 △1위 CJ(10억4195만원) △2위 메리츠증권(9억461만원) △3위 에이티넘인베스트(7억9833만원) △4위 엔씨소프트(7억9357만원) △5위 삼성전자(7억4343만원) △6위 오리온홀딩스(6억8800만원) △7위 한양증권(6억5781만원) △9위 셀트리온헬스케어(6억2440만원) △9위 LG(6억1447만원) △10위 이베스트투자증권(6억960만원) 순으로 나타났다.

임원 및 일반 직원의 연봉 상승률이 가장 높았던 곳은 81.8%를 기록한 씨젠으로 조사됐다.
일반 직원 연봉의 경우 2019년 1인당 평균 5800만원 정도에서 지난해에는 1억264만원으로 연봉 상승률이 77.5%나 됐다. 임원 연봉 상승률도 148.7%(1억5969억원→3억9709만원)로 나타났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일부 오너들은 등기임원직을 내려놓아 법적 책임은 따로 지지 않으면서도 고액 보수를 받아가는 행태는 여전하다”며 “ESG를 강조하는 최근 오너가의 급여 수준이 적절한 수준인지에 대한 기준을 좀 더 객관적이고 합리적으로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fnljs@fnnews.com 이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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