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 걱정으로 밤을 지새운 위인들-히포크라테스 편

      2021.04.05 16:51   수정 : 2021.04.28 14:2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히포크라테스 선서’ 들어보셨나요? 의사로서 본분과 윤리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문서로, ‘의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히포크라테스의 이름에서 제목을 따왔죠. 이렇게 존경받는 의사도 탈모 치료법은 개발하지 못했나 봅니다.

히포크라테스는 기원전 400년 경 활동한 고대 그리스의 의사입니다. 당시에는 의사라는 직업이 지금처럼 까다로운 자격을 요구하거나 사회적으로 존경받는 직업은 아니었습니다.

의사는 병에 대해 신비주의적으로 설명하고 대중은 기도와 제사가 병을 치료해 준다고 믿었던 시절이었죠. 하지만 히포크라테스는 주변 환경과 질병과의 관계를 정립하고, 신체를 회복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합리적인 자세를 고수했습니다. 수술대를 개발했으며 식초를 소독약으로 쓰는 등 당대 의학 발전에 혁혁한 공을 세웠죠. 덕분에 큰 명성을 얻었고 지금까지도 단 한 명의 의사로 칭송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도 고치지 못하는 질병이 있었으니, 탈모였습니다. 그는 다양한 원료로 치료제를 만들었는데요. 아편과 꽃은 물론 비둘기 똥과 고추냉이까지 사용하곤 했습니다.
활짝 피어나는 꽃의 강인한 생명력, 풀이 건강하게 자라나게 하는 비둘기 똥의 영양, 두피를 자극해 줄 알싸한 고추냉이의 힘을 빌린 것이죠. 안타깝게도 이런 실험들은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대신 그는 여성과 환관에게는 탈모가 없는 것을 발견해 남성이 탈모에 취약하다는 것을 알아냈습니다.
탈모를 멈추기 위해서는 남성을 상징하는 성기를 없애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죠.

당시에는 허무맹랑한 주장으로 받아들여졌겠지만, 기원전에 탈모와 남성호르몬의 관계를 밝혀 내다니 역시 의학의 아버지라 불릴 만합니다. 지금, 많은 남성이 ‘안드로겐성 탈모’와 싸우고 있다는 것을 그는 알고 있을까요?



moasis@fnnews.com 김현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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