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본인이 공들여 지은 신청사로 10년 만에 출근
2021.04.08 07:01
수정 : 2021.04.08 09:50기사원문
서울시 신청사는 오 당선인이 서울시장 재임 시절 ‘서울의 랜드마크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히며 설계를 5번이나 바꾸며 공을 들인 건물이다.
하지만 신청사 계획은 문화재위원회 문턱 앞에서 수 차례 좌절됐다. 문화재보호법상 문화재 근처에 건물을 올릴 때는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통과해야 한다.
문화재위원회는 서울시의 신청사 설계안을 3번이나 물렸다. 서울시가 내놓은 항아리형, 태극 모양 등은 덕수궁과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는 이유였다.
4번째 바뀐 디자인이 심의위원회를 가까스로 통과했지만, 서울의 랜드마크로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자 오 당선인은 신청사 디자인을 원점에서 검토했다. 결국 디자인이 5번 변경되고 난 후인 2008년 5월에야 첫 삽을 떴다.
하지만 완공을 1년 남겨놓고 무상급식 투표 무산의 책임을 지고 시장에서 물러나야 함에 따라 그는 야인으로서 완공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신청사는 지난 2012년 8월 공사를 마무리하고 같은 해 9월 입주를 시작했다. 오 당선인이 시장 직에서 물러난 지 1년이 지난 시점이었다. 지난 2005년 4월 건립 추진계획을 수립한 뒤 2012년 완공까지 7년이 넘게 걸린 셈이다.
서울시 신청사는 전체 면적 9만788㎡(약 2만7463평)로 사업비로만 3000억원가량이 들어갔다.
하지만 완공 후에도 신청사를 둘러싼 논란은 이어졌다. 박원순 전 시장은 재임 당시 신청사가 디자인에 신경을 쓰느라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꼬집었다. 전통한옥 처마를 형상화한 지붕 디자인을 놓고 명물인지 흉물인지 의견도 갈렸다.
건축 전문가들이 뽑은 최악의 현대건축물이라는 불명예를 안는가 하면, 성냥갑 건축에서 탈피한 파격적 디자인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오 당선인은 8일부터 서울시 신청사에서 시장으로서 첫 근무를 시작한다. 시장직을 내려놓은 지 9년 7개월 만, 신청사 완공 8년 7개월 만이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