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대유행’ 기로… 시민들 "지친다" 전문가 "3차보다 클 것"

      2021.04.12 18:08   수정 : 2021.04.12 18:08기사원문
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는 12일부터 3주간 유지된다.

전문가들은 '4차 대유행' 가능성을 언급하며 1~2주 이내에 확진자가 다시 1000여명대를 기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거리두기’ 지친 시민…"공포심 무뎌져"

방역당국에 따르면 이날부터 수도권 2단계, 비수도권 1.5단계의 '거리두기'가 3주간 유지·연장된다.

확진자가 급증한 수도권과 부산 등 일부 지역의 유흥시설의 영업은 금지된다. 카페·식당에 대한 현행 방역지침을 유지하되 감염 확산에 따라 언제든지 시간을 조정할 수 있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거리두기 격상 대신 '핀셋 방역' 조치에 나섰지만 효과에 대해선 물음표가 남는다. 큰 변화 없이 유지되는 '거리두기' 단계에 피로감이 커지는 모양새다.

40대 직장인 윤모씨는 "확진자가 700명대라고 해도 체감되는 게 이전과 다르다"며 "바깥 어디를 가도 사람이 많아서 코로나가 맞나 싶기도 하다. 코로나도 익숙해지다 보니 공포심이 많이 무뎌진 거 같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세와 수입이 직결돼있는 자영업자들 사이에선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거리두기' 단계가 격상돼 영업이 제한되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다. 이 탓에 오세훈 서울시장이 취임 직후 밝힌 '서울형 거리두기'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종로구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30대 김모씨는 "4차 대유행이 눈앞이라고 하는데 사람들이 너무 조심하지 않는 것 같다"며 "이러다 매장 영업이라도 금지되면 피해가 막대하다. 확진자가 더 나오기 전에 정부에서 방역을 강화했으면 좋겠는데 오히려 술집 등 방역이 풀어질 수도 있다고 하니 걱정"이라고 전했다.

■"핀셋조치 말뿐… 방역 감시 철저해야"

최근 유행세를 3차 대유행 초기와 비교하면, 3배 이상의 긴 정체기와 4배 이상의 환자 규모가 나타나고 있다.

무엇보다 비수도권 확진자가 크게 늘고 있어 전국적 대확산 양상의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이 향후 유행세를 비관적으로 바라보는 이유다.

천은미 이화여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지금 위안할 수 있는 건 요양병원에 계신 분들이 백신 접종을 마쳐서 중증환자가 한꺼번에 나오지 않을 거라는 점 하나뿐"이라며 "최근 한달 사이 감염지수와 양성률 등 모든 지표가 악화됐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2주 동안 감염이 전파되고 잠복기를 거치면 확진자수는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도 덧붙였다.

엄중식 가천대 의대 감염병과 교수는 "봄이 되면서 국민의 경각심은 떨어지고 이동량은 증가했다"며 "유행 때마다 확산세가 커진 것을 감안하면 4차 대유행은 확진자가 2000명대에 육박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거리두기' 조정에 대해선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 다수였다.
엄 교수는 "거리두기 단계를 섣불리 조정하면 시민들의 불만과 갈등만 커지고 참여가 뒷받침되지 않을 수 있다"며 "굉장히 신중하게 선택해야 하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천 교수는 "거리두기라고 하지만 정작 식당을 가보면 칸막이도 없고 '거리두기'도 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핀셋 조치'는 말뿐이고 방역수칙에 대한 감시를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상황이 악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선 방역수칙을 구체화하고 위반 시 강력한 행정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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