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대란' 아파트 갈등 심화…"문앞 배송 중단" vs "갑질 프레임"

      2021.04.14 14:21   수정 : 2021.04.14 14:21기사원문

서울 강동구 한 아파트에서 택배차량 지상도로 출입을 금지한 것과 관련, 택배기사들과 입주자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택배노동조합은 15일 강동구 A아파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세대별 배송을 중단하겠다"며 "택배노동자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오늘부터 물품을 아파트 단지 앞까지만 배송하고 찾아오시는 입주민 고객께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택배노조는 지난 8일 입주자대표회의에 대화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지만, 전날까지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택배차량 제한은 노동자에게 더 힘든 노동과 비용을 강요하는 것"이라며 "입주자대표회의는 지금이라도 책임을 지고 대화에 나서라"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의 갈등은 입주자회의가 실질적 당사자인 택배노동자와 대화·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결정하고 통보했기 때문에 발생한 것"라고 덧붙였다.


노조는 택배사에 대해서도 "A아파트의 택배 접수를 중단하고 관련 대책을 마련하는 등 책임을 지는 자세로 나서라"며 "정부 역시 중재를 위한 노력을 즉각 벌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고덕동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는 택배노조의 개별배송 중단 방침에 대해 "공감할 수 없다"며 노조의 아파트 '갑질 프레임'에 대해 해명하고 방안을 제시하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입주자회의는 이날 오전 10시께 택배노조에 공문을 보내 "해당 아파트 단지는 지상으로 차량이 통행할 수 없도록 건축됐고 택배회사에 2020년 3월부터 수차례 지상운행을 자제하고 저상차량 배차를 통한 지하주차장 운행 및 배송에 대한 협조를 구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노조의 소통없는 일방적인 협의 중단 및 기자회견, 언론제보를 통한 보도 등으로 입주민들은 마음의 상처를 입었다"며 "특히 CJ대한통운 배송담당팀과의 협의(일정기간 유예 후 전체차량 지하배송 실시)를 일방적으로 파기하고 요청한 적도 없는 손수레 배송 등을 일방적으로 주장하며 아파트 단지 및 입주민들을 갑질 프레임으로 매도한 행위에 유감을 표한다"고 전했다.

택배 개별배송 중단 방침에 대해서는 "노조가 아파트를 배송불가 지역으로 선정했다면 본래 택배주문 시 비용 지불 계약기준인 집 앞 배송이 아니므로 노조가 자체적으로 배송불가 처리하는 것이 맞을 것"이라며 "아파트 입구에 택배를 쌓아두고 입주민들에게 찾아가라는 방식에는 절대 동의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아파트는 지난 1일부터 단지 내 지상도로 차량 통행을 전면 통제하면서 '택배 대란' 논란이 일었다.

택배 차량의 지상 통행도 제한됐고, 지하주차장은 출입구 높이가 2.3m에 불과해 택배 차량 출입이 불가했다.
이 탓에 택배기사들이 택배를 아파트 후문 인근에 놓고 가면서 마찰이 빚어졌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