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인출책이 된 20대 취준생 잇따라 적발
2021.04.16 17:05
수정 : 2021.04.16 17:05기사원문
[제주=좌승훈 기자] 금융사기 범죄에 연루된 20대 취업준비생들이 은행 직원의 기지로 발각됐다.
16일 NH농협은행 제주영업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제주시 소재 연북로지점(지점장 허규)에서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 피해금 창구 인출 시도가 확인돼 계좌 지급 정지가 내려졌다.
당시 20대 취업준비생 A씨는 통장 잔액 380만원 전부를 인출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은행 측은 스마트뱅킹 창구를 통해 출금 권한을 등록하는 절차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농협 홍현정 계장은 비밀번호가 헷갈려 A씨가 누군가에게 보낸 “은행 앞에 있다”는 메시지를 보게 됐다.
이를 수상히 여긴 홍 계장은 A씨의 거래 내역을 조회해보니 1시간 전쯤 1000만원이 입금됐고, 다른 은행 자동현금인출기에서 6차례에 걸쳐 600만원이 빠져나간 상태였다.
홍 계장은 돈의 사용처를 캐물으며, 은행 금융사기팀에 연락해 해당 계좌의 출금을 정지했다.
A씨는 자신이 취업준비생이며, 계좌 대여와 현금 인출을 해주는 대가로 수수료를 받았다는 사실을 털어놨다.
A씨가 어떤 범행에 연루됐는지까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수법으로 봤을 때 보이스피싱 조직의 현금 인출책으로 추정된다.
공교롭게도 해당 은행에서는 나흘 뒤인 3월29일에도 같은 수법으로 600만원을 인출하려던 또 다른 20대 취업준비생이 발각됐다.
홍 계장은 "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요즘 젊은 세대들이 손쉽게 돈을 벌기 위해 이와 같은 범죄에 연루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허규 지점장은 “일부 취업준비생들이 손쉽게 돈을 벌기 위해 이와 같은 범죄에 연루되는 경우가 있다”며 “통장을 대여해주는 것만으로도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비슷한 사례가 없도록 주의해달라”고 당부했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