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실보상제 소급 지연, 전국민 고용보험 정착에 악영향 미치나
2021.04.22 14:37
수정 : 2021.04.22 14:3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손실보상제 소급적용에 관한 국회 입법이 4월을 넘길 것으로 전망되면서 전국민 고용보험을 위한 소득파악도 어려워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정부는 국세청에 소득자료관리준비단을 신설하고 이를 위해 489명을 새롭게 충원하겠다고 밝혔지만 정작 자영업자의 협조 없인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22일 정부와 정치권에 따르면 당초 4월 내 처리가 예상됐던 손실보상제 관련 법안의 입법이 불투명해졌다.
자영업자 손실보상 소급적용 여부가 지연되면서 정부가 추진 중인 또 다른 정책도 지연될 수 있다. 무엇보다 오는 6월부터 시행하는 전국민 고용보험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에 대한 신뢰를 상실한 자영업자들이 실시간 소득파악에 비협조적으로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전국민 고용보험 시행을 위해 기존 1년에 한번 진행하던 자영업자 소득신고를 매달하도록 변경했다. 이 작업은 지난 3월 출범한 국세청 소득자료관리준비단이 도맡아 수행하고 있다.
국세청은 지방세무관서의 실시간 소득파악 업무에 필요한 인력 489명을 증원을 준비 중이다. 하지만 준비단 관계자도 "아직 자영업자들에게 개별적인 접근은 못하고 있지만 결국 자영업자들이 국세청 홈택스를 통해 개별 신고를 해야 하기 때문에 협조 없인 소득 파악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실제 자영업자들은 단단히 뿔이 났다. 김종민 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 대변인은 "대통령도 '국가재정이 허락하는 선에서 최대한 손실보상을 하라'고 했다"며 "배신감이 크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손실보상제 소급적용을 대안할 수 있는 가능한 시나리오 도출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매출에 따른 업종별 지원비율 조정도 대안으로 거론된다. 최현수 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지금은 자영업과 관련한 이슈들이 잘 연계돼서 협조할 수 있는 분위기와 정책 경험 등으로 잘 연결돼야 하는 상황"이라며 "손실보상이란 직접 지원과 전국민 고용보험이라는 사회보험, 간접 지원 등이 함께 가 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재원에 대해선 "소득이나 매출이 높은 업종과 사람들은 보상 비율을 낮추고, 어려운 분들은 더 많이 지원하는 등 감소분에 따른 지원비율을 조정하면 대안이 나올 수 있다"고 조언했다. 실제 캐나다 등 다른 선진국에선 이 방법으로 손실보상제를 도입했다. 자영업자들도 무리한 보상을 요구하는 게 아니란 입장이다. 김종민 대변인은 "전부 보상해 달라는 의미가 아니라, 인건비 등 다른 비용이 줄어든 부분도 있을 수 있으니 재정이 가능한 선에서 매출액 감소분의 30~40%라도 지원해 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onsunn@fnnews.com 오은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