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진 연인에 납치된 여성, '도와달라' 쪽지 덕에 구조

      2021.04.22 08:22   수정 : 2021.04.22 10:0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차량으로 헤어진 연인을 납치, 24시간 동안 강원도와 경기도 일대를 돌아다닌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60대 남성에게 법원이 실형을 선고했다. 이 남성은 흉기로 여성을 위협했고 이 여성은 쪽지를 이용해 도움을 요청, 구출된 것으로 조사됐다.

22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형사7단독 박소연 판사는 특수감금 혐의로 기소된 강모씨(61)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강씨는 피해자 A씨(65)와 7년 동안 연인 관계로 지내다 지난해 3월 헤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강씨는 지난해 9월 8일 낮 12시께 A씨가 살고 있는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자신을 만나주지 않는 A씨를 6일이나 기다린 것으로 파악됐다.


A씨를 발견한 강씨는 A씨에게 흉기를 들고 위협해 자신의 차량에 태운 뒤 강원도와 경기도 일대를 돌아다닌 것으로 파악됐다.

강씨는 A씨가 화장실을 가는 것도 막으며 소변을 그대로 승용차 뒷좌석에 보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강씨는 다음 날인 9일 새벽 1시께 A씨와 경기도 구리시 부근 모텔로 들어갔으며 같은 날 오전 10시께 A씨가 "배가 아프고 설사를 해 병원에 가야겠다"고 말하자 강씨는 서울 성동구의 한 내과의원에 데려갔다. A씨는 이때 강씨 몰래 병원 데스크 직원에게 "살려달라"는 쪽지를 건네면서 구출됐다.

강씨는 범행 보름 전에도 A씨를 위협하면서 긴급 신변보호대상자로 등록돼 있었다. 강씨는 경찰 체포 당일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체포 당일 수사를 받으며 자살을 시도하는 등 범행 이후의 정황도 매우 좋지 않아 범행에 내재된 위험성이 작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엄벌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다만 "재판 과정에서 원만히 합의해 피해자가 피고인 처벌을 원치 않는 점, 피고인에게 실형 이상의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은 유리한 정상으로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pen@fnnews.com 김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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